昌 "한스러운 영혼들 짓밟고 고층 건물 세우면 개발 성공이냐"

민주 "책임자가 진상조사? 국정조사 필요"

한나라당의 '선 진상규명 후 책임자 문책'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책임자에게 진상규명을 하라면 누가 믿겠느냐"며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과격 시위'를 강조하는 대목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양비론"이라고 비난했다.

정세균 "국회 차원 국정조사 필요"

정세균 대표는 21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강경한 과잉진압이라는데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진상규명을 이 사태를 지휘한 사람이 진상규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대충 정부의 사정기관이 나서서 진상을 조사해 국민들이 불신하는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 처음부터 분명하고 확실하게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또 "진상규명은 철저하기 이뤄져야 하고 책임 있는 사람을 제대로 찾아내 엄벌을 해야 재발이 방지된다"며 "진상규명과 동시에 참사를 낸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조치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을 '책임자'로 규정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상황을 직접 지휘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하고, 지휘 책임뿐만 아니라 법적 책임도 져야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못 박았다.

"뉴타운 흥한자 뉴타운으로 망한다는 징조"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내세우고 있는 '과격시위 엄단'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공권력이라는 것은 국민이 법을 지키지 않을 때 제재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을 잘 보호해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그런데 국민 보호가 너무 무시되고 있다"고 비난하는 한편, 20일 '4대강 정비사업 점검'에 나섰던 한승수 총리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혔다.

정 대표는 "사회적 갈등이 있다면 그 갈등을 해소하는 노력을 해야 될 테고, 설득을 위한 대화 등의 사전조치들이 있어야 한다"며 "법질서만 앞세우는 것은 독재논리로 통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성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양비론을 펼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평가했다. 최 대변인은 "또다시 국민 갈등의 불씨를 지피려는 저급한 전술로 참사 책임 회피 급급하고 한 술 더 떠서 국민갈등 만들기 위해 불법과격시위 원인 됐다고 둘러대는 이 정권 보면서 할 말을 잃었다"면서 "고인들에 대한 부관참시"라고 비난했다.

최 대변인은 이번 기회에 뉴타운 개발 등 도심 재개발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최 대변인은 "뉴타운 정책에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해 대안을 내는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며 "이미경 사무총장 중심으로 모색해왔던 정책대안 축적물을 바탕으로 뉴타운 정책의 허와 실을 분명히 분석하고 대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번 참사에 대해 "뉴타운으로 흥한 권력, 뉴타운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징조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이회창 "어렵게 살아온 영혼들 짓밟고 고층 건물 세운들"

한편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이날 당5역 회의에서 "화재 발생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경찰 특공대는 진입 전에 이러한 화재 발생의 개연성을 예견하고 충분한 대비책을 세웠는가, 진화 과정이 신속하게 또 적절하게 진행됐는가 등에 대해 우선 검찰 등 수사기관의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소재와 책임 범위를 엄밀하게 가려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어렵고 힘들게 살아온 한스러운 영혼들을 짓밟고 고층 건물을 세운들 그것이 무슨 개발 성공이고 공공질서 회복의 성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협상 절차를 소홀히 하고 철거를 강행하거나 공권력의 사회질서 회복이라는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충분한 위험 예방 조치도 없이 진압을 강행해 발생한 사고라면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