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의 급매물 가격이 2006년의 최고 거래가 대비 4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나 일부 전문가의 주장처럼 '집값 반토막' 전망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되고 있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112㎡형이 7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매매가 8억원 선이 무너졌다.
이 아파트가 가장 비싸게 팔린 것은 2006년 12월의 13억6000만원으로 최근 이보다 42% 떨어진 금액에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112㎡형이 7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나머지 급매물도 이 가격대로 조정됐다"며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 매수를 권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시 송파구의 신천동 장미2차 129㎡는 6억5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오면서 2006년 거래된 최고가(12억5천만원) 대비 48%가 하락했다.
또 재건축이 지지부진한 가락동 가락시영2차 56㎡는 급매물 시세가 6억원으로 2006년 최고 11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해 45.5%가 내렸고,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106㎡는 현재 급매물이 5억8000만원선으로 역시 2006년 최고 실거래가 9억8000만원 대비 40.8% 떨어졌다.
강남권과 수도권은 송파구 보다 덜하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강남구와 분당, 용인 일대의 일부 급매물 시세는 2006년 고점대비 30-4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는 2006년 11억6000만원에서 현재 7억8000만원으로 33%, 112㎡는 2006년 최고 14억원에서 현재 9억5000만원으로 32% 가량 하락했다.
또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16㎡는 2006년 최고가(13억원) 보다 36% 싼 8억3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고, 분당 수내동 양지금호 165㎡의 급매물은 7억4000만원, 용인 죽전동 현대홈타운4차3단지 109㎡형은 3억5000만원으로 각각 고점대비 36%, 40% 가량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기침체가 계속될 경우 버블세븐 지역 주도로 다른 지역까지 집값 50% 하락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동안 집값이 크게 올랐던 일부 지역의 사례만으로 집값 반토막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 버블세븐의 일부 매물을 제외하면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고, 서울 강북이나 수도권 북부 등지는 아직 고점대비 하락률이 5-10%선에 못미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현재 집값이 30-40%씩 빠진 곳은 최근 2-3년간 집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 '거품' 우려가 제기됐던 곳"이라며 "실물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이들 지역은 추가 하락할 수도 있지만 나머지 지역까지 반토막 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앞으로 집값의 향배는 실물경기와 금융시장 불안 지속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실물경기 회복이 빨라진다면 부동산도 빠른 시일내 안정될 것이고, 반대로 회복이 늦어진다면 불안 시기도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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