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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家 방한했으니 또 은행 팔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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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家 방한했으니 또 은행 팔리려나"

부시 父子와 론스타의 '끈끈한 관계'…외환은행 매각에 영향?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 1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에 대해 "외국기업들이 론스타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미 법적 문제로 들어간 만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한국기업이 외국에 가서 투자하거나 외국기업이 한국에서 투자하더라도 법을 존중하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법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금융당국이 "법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불과 7개월 뒤인 지난달 25일 금융위원회는 론스타의 HSBC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 승인 심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뒤집는 얘기다.

그동안 매각 승인 심사의 장애물이었던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물론 아니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등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불법성 여부를 따지는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론스타 펀드의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 문제도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 론스타 펀드가 산업자본이라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체가 '무효'라고 볼 수 있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론스타는 은행 지분의 10% 이상은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 7개월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외환은행되찾기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그동안 부시 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MB-부시 부자 만난 뒤 외환은행 매각 급물살?
▲ 6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악수를 나누고 있는 부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로이터/뉴시스

아버지 부시는 이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와 오찬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미 대통령의 주말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받는 등 환대를 받았다. 사실상 검역주권을 넘겨줬다는 평가를 받는 한미 쇠고기 협상이 이런 환대의 댓가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4월 정상회담에서 론스타 문제가 거론됐다는 얘기도 있다.

금융위가 서둘러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심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5일 부시 대통령의 방한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배경이다.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외환은행 매각 문제도 비공식 의제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부시 부자가 론스타를 대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

김준환 범국본 사무처장은 6일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부시 부자(父子)와 미국계 사모펀드들의 유착 관계 때문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부시 부자와 이 대통령의 만남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론스타 펀드는 부시 부자의 고향이자 정치적 근거지인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김 처장이 최근 쓴 책 <은행은 군대보다 무서운 무기다>에 따르면, 론스타의 핵심 투자자인 텍사스 석유재벌 가문의 배스 형제 중 동생인 에드 배스는 부시 대통령과 절친한 친구이자 후원자다.

1980년대 부시 대통령이 하켄오일이라는 석유회사의 임원으로 있을 당시 펀딩(자금 모집)이 어려워지자 배스 형제는 이 회사에 2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1990년 부시 대통령이 이 회사의 주식을 처분하면서 내부자 거래 스캔들로 번졌을 때 이 주식을 사들인 것도 배스 형제다. 부시 대통령은 이 돈으로 텍사스 레인저스 야구단 지분을 일부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적 재산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 이외에도 배스 형제는 부시 부자의 공식적인 정치자금 모금에도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아버지 부시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도 미국계 사모펀드들의 '해결사' 역할을 한 이유는 바로 이런 유착관계 때문이다.

지난 2000년 6월 아버지 부시의 방한 후 칼라일그룹의 한미은행 인수가 이뤄졌다. 당시 아버지 부시는 칼라일의 아시아담당 고문으로 한미은행 인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본인 칼라일의 한미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금융당국은 아버지 부시 방한 이후 입장이 바뀌었다. 칼라일은 2004년 한미은행을 다시 씨티은행에 매각해 6600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또 아버지 부시가 2003년 4월 방한한 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성사됐다.

김준환 처장은 1999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털도 부시 부자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뉴브리지의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텍사스퍼시픽그룹의 데이비드 본더만 회장은 론스타의 공동 창업자이다. 불과 5000억 원에 제일은행을 인수했던 뉴브리지캐피털은 5년 뒤 이를 스탠더드차터드(SC)은행에 팔면서 1조2000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으나,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았다. 뉴브리지가 법인등록을 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라부안이 우리나라와 이중과세협약이 체결돼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은행들을 인수한 3개의 사모펀드가 모두 부시 부자와 '공생관계'라고 할 수 있다.

"부시, 론스타 핵심인물들을 한국으로 보내라"

이런 배경 때문에 범국본과 민주사법국민연대회의는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6일 성명을 내고 "론스타 문제를 얼렁뚱땅 정상회담에서 처리하려는 게 아니냐"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만약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론스타의 '조기 매각 승인'을 요구한다면 법 준수를 최우선시하고 있는 미 대통령에게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한국 국민을 모욕하는 언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부시 대통령에게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재판이 의혹의 핵심인물들은 빠진 채 '반쪽 재판'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미국으로 도주한 스티븐 리 한국본부장을 포함해 앨리스 쇼트 부회장, 마이클 톰슨 법률고문 등 론스타 관계자들의 한국 조기 송환을 요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당선자 시절 밝힌 것처럼 '법적 문제로 들어간 만큼 론스타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내용을 부시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권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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