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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이명박…촛불 5년 내내 안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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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이명박…촛불 5년 내내 안 꺼진다"

[현장] 다시 광장에 모인 시민의 말, 말 말

촛불 집회가 두 달을 넘게 계속 되고 있다. 특히 5일에는 촛불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6월 10일 집회(시민단체 추산 70만 명) 이후 가장 많은 인파인 50만 명(시민단체 추산)이 모였다. 최근의 여론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여전히 많은 시민은 정부에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5일 촛불 집회에 모인 시민은 하나같이 촛불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용진 상황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기저귀를 갈아주고 공갈 젖꼭지를 물려주고, 회초리로 때리며 감방에 가두고 있는데, 우는 아이에게는 먹을 것을 줘야 한다"고 재협상을 촉구했다.

재협상만이 촛불을 끌 방법
▲시민들은 "재협상을 하기 전에는 촛불이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프레시안

○…
한 30대 직장인은 "정부의 추가 협상 내용을 봐도 이전의 협상 내용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고, 미국의 축산업자도 우리 정부의 요구를 별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것이 최근 증명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는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오늘 나온 사람들 수만 봐도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10 촛불 대행진'에 이어 이날 두 번째 촛불을 든 성북동에서 온 김철우(52), 이현숙(51) 부부는 "추가 협상을 해도 바뀐 게 없다. 눈속임만 하고 있다"고 정부는 비난했다. 이들은 "그래놓고 일반 시민을 좌파로 몰고 있다"며 "좌파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가능한 거 아니냐. 정부는 좌파를 빨갱이로 등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부터 강경 모드로 바뀐 경찰과 검찰 등 공안당국의 대응도 더 큰 분노를 불렀다. 사회보험노조 우준호(36) 씨는 "쇠고기 협상 자체도 문제지만 정부의 태도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진정어린 사과를 하고 민중을 달래 재협상을 위한 노력의 태도를 보였다면 국민이 이렇게까지 분노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말했다.

○…주부 서임수(목동) 씨와 이정부(금천구) 씨도 국민의 소리에 귀 막고 있는 정부 태도를 비판했다. 이들은 "재협상은 못하더라도 국민이 하는 얘기는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명박 대통령이 한 번 쯤 나와서 집단의 조직이 아니고, 누구의 사주도 아니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왔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폭력 평화 시위를
▲가족, 10대 참가자들은 "다시 집회가 평화로운 모습을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
이날 많은 인파가 몰린 데에는 종교단체의 역할도 컸다. 자신을 가톨릭 신자라고 소개한 주부 한명은 씨는 "딸이 같이 가자고 해도 지금까지 촛불 집회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딸에게 같이 가자고 해서 왔다"며 "월요일에 신부님들이 미사를 드리는 모습을 보고, 집에서 지켜보고만 있는 것 또한 용기 있는 자로서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한 씨의 딸 이동연 양은 "시민들이 경찰 방패와 곤봉에 맞고 많은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무서웠는데, 다시 시위가 평화로운 모습을 찾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시간이 나오면 자주 나오겠다"고 말했다.

5년 내내 촛불을 들겠다

○…시민들의 '불만 정서'가 쇠고기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이명박 정부가 '쇠고기 난국'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앞으로 남은 4년 7개월여의 임기 동안의 국정 수행 지지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많은 시민들은 "앞으로 사안별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철우, 이현숙 부부는 "쇠고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 민영화 등 문제에서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있고 혼자서만 정책을 리드하고 있다"며 "정부가 추가 협상을 했을 때 촛불을 멈출 때가 돼지 않았나 생각했지만 정부가 폭력을 쓰고 문화방송(MBC)을 고발하고 며칠 전에는 진보신당을 부수는 데 수사도 안하는 등 이런 태도를 보이니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민수(29) 씨도 "추가협상으로 달라진 게 없다"며 "국민을 무시하는 그 태도를 바꿀 때까지 쇠고기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정책들에 대해서 함께 할 사람만 있다면 임기 내내 촛불을 들겠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이건학(29) 씨는 언제까지 촛불을 들꺼냐는 물음에 "5년 내내 계속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촛불이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통행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촛불의 의미를 평가하며 "오래 가려면 즐겁게, 부담 없이 촛불을 드는 게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보수 집회 회원 약 300명은 청계광장에서 "MBC와 일부 좌파 언론이 촛불 집회를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보수단체 맞불집회


○…인터넷 카페인 '구국! 과격 촛불 촛불 집회 반대 시민연대' 등 보수단체도 회원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동아일보 사옥 앞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한데 MBC와 일부 좌파 언론이 촛불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거짓 주장에 속지 말고 이제 촛불 집회를 그만둬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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