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과학을 배워야 할 사람은 바로 버시바우 당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과학을 배워야 할 사람은 바로 버시바우 당신"

[기고] 재협상할지, 미국으로 돌아갈지 결정할 때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외교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거침없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역할을 미국 축산기업의 홍보대사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노골적인 행동과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5월 21일, 버시바우 대사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직접 항의 전화를 거는 엄청난 외교 결례를 저질렀다. 그는 손학규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을 두고 "실망스럽다. 불안을 야기한 데 대해 유감스럽다"며 항의를 해서 물의를 빚었다.

급기야 6월 3일에는 유명환 외교부 장관을 만나 "재협상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며 "한국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사실 관계 및 과학에 대해 좀더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훈계성 발언까지 했다.

버시바우 대사의 이러한 발언을 들었을 때 <박노자의 만감일기>에 "일부 증언에 의하면 독재자 전두환까지도 (자신의 집권을 가능하게 한) 주한 미국 대사를 부하들과 함께 '총독'이라고 불렀다"는 대목이 떠올랐다.

혹시라도 버시바우 대사가 자신을 미국의 51번째 속주에 부임한 '총독'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우에서 한국 국민들이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정확히 알려줘야 할 의무감(?)을 느꼈다.

30개월 이하의 쇠고기도 광우병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과학적 진실

독일의 호프만 크리스틴(Hoffmann Christine) 박사는 2007년 〈일반 바이러스학 저널(Jounal of General Virology 88, pp1048~1055)>에 '광우병 감염소의 변형 프리온은 자율신경계를 경유하여 내장에서 중추신경계로 전파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호프만 박사는 이 논문에서 "28개월령 소의 중추신경계, 말초신경계, 회장에서 변형프리온의 검출이 확인되었다"는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한국 정부의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호프만 박사의 이러한 실험 결과를 "30개월 이하의 소도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과학적 근거로 제시했다.

또 영국의 경우 20개월령의 어린 소에서 광우병 발병이 확인된 사례가 있으며, 일본에서는 21개월령에서 광우병 양성 확정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유럽연합 과학위원회(EC/SSC)에서도 "30개월 미만 소에서 광우병 임상증상 발생률은 약 0.05%"라고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 정부가 이러한 과학적 사실에 대해 무슨 과학적 근거에 의해 어떠한 반론을 제시했는지 밝혀보길 바란다. 영원불변의 진리를 신봉하는 종교와 달리 과학에서는 새로운 실험과 반증에 의해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밝혀진다. 과학에는 국경도 없으므로 독일의 실험결과가 미국에서 달라지는 일도 없다.

그런데 버시바우 대사나 척 럼버트 차관보를 비롯한 미국 정부의 고위 공무원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은 과학적 기준"이라는 마법 주문 외에 어떠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적도 없다.
▲영국정부는 환경식품농촌지역부(defra)의 공식 홈페이지에 "영국에서 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 발생건수는 모두 84건(전체 광우병 발생건수의 0.05%)"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

살코기에도 광우병 변형 프리온 들어있을 가능성 높다는 연구 결과 있어

일본 정부는 지난 2006년 1월 국제수역사무국에 제출한 공식 문서에서 "골격근(살코기)에도 광우병 프리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문서에서 "일본의 경우, 살아있는 상태에서 광우병의 임상증상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몇몇 말초신경조직으로부터 검출된 사례가 2건이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 정부는 "광우병 감염 소의 근육을 접종한 10마리의 쥐 중에서 1마리에서 광우병 병원체의 축적이 확인되었다고 하는 보고(Buschmann, A & Groschup, 2005)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 부쉬만(Ann Buschmann) 박사는 지난 2005년 〈전염병 저널( The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 192, pp 934~942)〉에 '광우병에 대단히 민감한 형질전환마우스를 이용하여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소는 신경계에 감염력이 제한됨을 확인'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는 "10마리의 마우스 중 1마리의 마우스가 반힘줄모양근에서 광우병 감염력이 확인되었다."는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반힘줄모양근에는 좌골신경 가지가 분포하기 때문에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 프리온이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좌골신경에서 광우병 프리온이 검출된다는 사실은 스페인의 에스피노사 주안 카를로스(2007), 일본의 이와마루(2005)와 켄타로 마수진(2007) 등 많은 연구자들이 실험을 통해 보고했다.

스위스의 과학자 아드리아노 아구치(Adriano Aguzzi)는 지난 2003년<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산발성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sCJD)에 걸린 사람 32명 중 8명의 근육에서 위험한 프리온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나이 든 광우병 소의 경우 살코기에도 광우병 위험 물질이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 견해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는 구체적 근거들을 제시해보길 바란다.
▲일본 정부가 국제수역사무국에 제출한 공식 문서. 일본 정부는 "광우병(BSE) 감염 소의 근육을 접종한 마우스 10마리 중 1마리에서 BSE 병원체의 축적이 확인되었다고 하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도대체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은 무슨 과학적 근거로 만들었는가?

농림부가 지난 5월 말 최종 고시를 강행한 한미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을 보자. 제1항 1호에 쇠고기 정의에 미국의 연방육류검사법(the U.S Federal Meat Inspection Act)이 등장하는 과학적 근거가 과연 무엇인가? 미국 연방육류검사법의 정의를 보면 미국 농무부 장관이 쇠고기 제품에 대한 규정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국 농무부 장관이 선진회수육(AMR)이나 유전자 조작 복제 쇠고기 같은 안전성에 논란이 많은 낯선 쇠고기 제품을 인간의 새로운 식품 사슬로 편입시킬 있다는 말이다. 왜 한국 국민이 위헌적 소지가 있는 이러한 규정을 따라야 한단 말인가?

제1항 9호의 특정 위험 물질(SRM)을 보자. 버시바우 대사는 왜 일본과 유럽연합(EU)에서 특정위험물질로 지정하여 폐기 및 소각 처분을 의무화하는 부위까지 한국인이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보기 바란다.

일본에서는 모든 연령에서 특정 위험 물질의 제거와 소각을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병들거나 주저앉는 소라도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 부위를 제거하지 않고 렌더링하여 사료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1년 후부터 30개월 이상의 소에서 뇌와 척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특정 위험 물질은 모두 사료의 원료로 사용하는 사료 규제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일본이 과학적으로 광우병에 무지하여 이러한 사료 규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지 답변하기 바란다.

내장 전체와 장간막까지 특정 위험 물질로 지정하는 유럽의 기준이 더 과학적으로 안전한 기준인가? 아니면 이런 부위를 미국에서는 렌더링하여 사료의 원료로 사용하고, 한국으로 수출하여 1년에 1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추가 이윤을 내는 미국 기준이 더 과학적으로 안전한 기준인가?

또한 버시바우 대사는 새로운 수입 위생 조건 시행일 후 처음 180일 동안만 티본스테이크와 포터하우스스테이크에만 연령 표시를 하도록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과학적 근거에 의해 만든 규정인가도 밝혀주길 바란다.

아울러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 민간 수출업체가 120일 동안만 쇠고기 월령표시를 해주겠다는 제안은 어떤 과학적 근거에서 나온 얘기인지도 밝혀야 할 것이다.

미 쇠고기 업체의 홍보대사 버시바우의 조속한 반송 조치를 요구하며

최근 버시바우 대사의 거침없는 발언들은 1980년 당시 주한 미8군사령관 워컴을 떠오르게 만든다.

80년 당시 전두환에 의해 자행된 광주민중학살을 묵인 또는 방조한 주한 미8군사령관 워컴은 "한국인들은 들쥐와 같다. 들쥐의 습성은 한 마리가 맨 앞에서 뛰면 덮어놓고 뒤따라가는 것이다"는 망언을 한 바 있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과 시민들은 세계적인 과학 잡지 〈사이언스〉나 미국인도 밝혀내지 못한 황우석 교수의 가짜 줄기세포를 규명해낼 정도로 뛰어난 과학 실력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사실 관계 및 과학에 대해 몰라도 될 내용을 지나치게 많이 공부했다. 과연 미국 국민들 중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 특정위험물질(SRM), 교차오염(Cross Contamination), 파이어스 패치(Peyer's patch), 프리온(Prion) 같은 과학 용어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미국이 엄청난 압력을 행사하여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를 한미 FTA의 4대 선결조건으로 관철시킨 이후 한국 국민들은 길거리에서 촛불을 밝혀가며 팔자에도 없는 광우병 공부를 하고 있다.

이것이 모두 한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채 이윤에 눈이 먼 미국 축산업계과 그들을 비호하는 미국 정부와 이명박 정부 덕분이다.

이제 광우병에 관한 과학적 진실을 알게 된 한국 국민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에 따라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중단은 물론 국민의 뜻을 거슬러 미국의 눈치만 보는 '2MB' 대통령의 리콜조치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가 쇠고기 재협상을 할 것인지, 버시바우 미국 대사를 본국으로 반송 조치시킬 것인지를 결정할 때다.

한국 국민들은 임기가 다 끝난 버시바우 대사가 하루 빨리 본국으로 반송 조치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대로 가다가는 오는 7월 방한할 예정인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땅에 발조차 디뎌보지 못하고 미국으로 되돌아가야 할 가능성도 있음을 버시바우 대사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한국 국민은 들쥐도 아니며 과학적으로 무지하지도 않다. 오히려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에 관한 진실을 너무나 많이 알게 되었을 뿐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