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로 파업 1000일을 넘긴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들이 26일 두 번째 고공시위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 2명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구로역 북부광장 앞에 있는 20m 높이의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임시철탑에 올라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두 번째다. (☞관련 기사 : "공포의 광우병은 내 일터에도 있다") 이 시위 이후 어렵사리 노사는 두 차례 마주 앉아 교섭을 열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지난 22일 열린 두 번째 교섭에서도 "국내에 생산라인이 없어 직접고용은 불가능하다"는 사 측의 입장이 변함이 없자, 노조는 사 측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철탑 점거에 나선 것.
위성라디오, GPS, 네비게이션 등을 생산하는 기륭전자는 현재 모든 생산품을 외주업체와 중국 해외공장을 통해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본사가 서울에 있는만큼 신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국내에도 최소한의 '샘플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소연 분회장은 "국내 생산라인 설치를 약속하지 않는 것은 파업 중인 조합원들의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고공시위는 기륭전자 최동열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수행단에 포함된 것에 대한 항의의 의미도 담고 있다. "불법고용을 일삼는 회사의 회장이 어떻게 대통령 수행단에 포함될 수 있냐"는 비판이다.
현재 현장에는 소방 당국이 출동해 CCTV 탑 아래 안전매트 등을 설치해 놓은 상황이며 경찰 100여 명도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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