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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나도 얘기 좀 하자…극우주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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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나도 얘기 좀 하자…극우주의 아니다"

영수회담, 손학규 맹공에 이명박 '경청'

20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고 온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 측은 "할말은 다 했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쇠고기 재협상에 대해 '30개월 미만의 소' 등의 조건에 대해 명확히 했고, 이런 조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FTA는 얘기도 꺼내지 말라"는 기존의 민주당 입장을 확실히 전달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30개월' 문제에 대해 "수입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소는 들여오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나"라는 반응을 보임에 따라 한미FTA는 사실상 17대 국회에서 처리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날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영수회담에 배석한 차영 민주당 대변인이 전한 이날 회담 표정을 묶어 봤다.
  
  ○… "나도 얘기 좀 하자": 이날 회담은 오전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시종일관 손 대표가 여러 가지 실정을 지적하고 이 대통령이 경청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차 대변인은 "손 대표가 1시간 30분 정도 말했고 이 대통령의 발언은 30분 정도였다"고 전했다. 차 대변인은 특히 "이 대통령이 '나도 얘기 좀 하자'고 말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차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주로 차분하게 경청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 "대통령 해보면 알겠지만": 손 대표의 발언 중 상당 시간이 쇠고기 문제에 집중됐다. 손 대표는 검역 주권에 대한 문제는 물론이고 쇠고기 협상과 미국의 광우병위험물질(SRM) 기준이 다른 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 미국 내 도축장 승인권 등의 재협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30개월 이상 수입 문제는 수입업자들의 '약속'을 근거로 불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손 대표가) 대통령을 해보시면 알겠지만 관행상 '재협상'이라는 단어를 쓰기 어렵다"고 말했으며, 계속되는 손 대표의 구체적인 쇠고기 문제제기에 "우리가 축산국장이 아니니까 너무 디테일하게 얘기하지 말자"고 말했다.
  
  ○… "재협상 없이 FTA 꺼내기 힘들다": 반면 이 대통령은 "17대 국회에서 시작한 한미FTA 비준은 여기에서 결론이 났으면 좋겠고, 손 대표의 리더십으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요구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지금 상황이 FTA 비준 동의라는 말을 꺼낼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쇠고기 재협상이 없이는 한미FTA에 관한 어떤 말도 꺼내기 힘들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손 대표는 이날 오후 청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만약 지금이라도 이 대통령이 재협상에 나서겠다. 그리고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잘못했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재협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면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의 정부에서는 그런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고등학생들 왜 그런 줄 아나": 손 대표는 광우병 촛불집회에 왜 고등학생들이 많은지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설명하기도 했다고 한다. 차 대변인에 따르면 손 대표는 "고등학생들이 학원자율화다, 0교시다, 미래의 불확실성 등으로 압박을 받아 그런 총체적인 문제점 때문에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요즘 아이들은 미국 사이트에 들어가 정부 발표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한다"고 이 대통령에게 훈수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 "나는 극우주의자 아니다": 이날 의견 대립 속에 유일하게 접근을 본 것은 남북문제라고 한다. 손 대표는 "남북관계 자체를 좀 더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로 하고 교류를 넓히는 방향으로 남북이 공동체로 나가 결국 평화 정착이 되는 방향으로 가줬으면 좋겠다"며, 특히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의 6.15, 10.4 공동선언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새 정권이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남북관계를 조정하고 있을 뿐이지, 결코 우리가 북한을 적대시 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 밑으로 대화를 하고 있고, 이번 미국의 식량 50만 톤 지원도 한국정부와 협의를 거쳐 보냈다는 것. 이 대통령은 특히 "나는 극우가 아니다. 중도보수다. 북한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선거인사가 아니라 통치인사를 해야지": 할 말 다하기로 작정하고 간 손 대표는 서민.민생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어려서부터 고생하고 미화원들에게도 내가 선배라고 할 정도였는데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과 서민은 좀 멀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부자', '고소영' 등의 인사문제에 대해서도 손 대표는 "통치 인사를 해야지 선거(보은) 인사를 해서는 되겠느냐"고 쏘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서민.민생 문제에 대해 "본의가 아니게 그렇게 알려진 것"이라며 "좀 더 적극적으로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인사 문제 지적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차 대변인은 "이동관 대변인이 옆에 있는데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있었겠느냐"고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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