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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한미 FTA '마지막 고비' 버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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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한미 FTA '마지막 고비' 버텨낼까?

민주 "영수회담 응하지만, 쇠고기와 FTA는 별개"

17대 국회 막판, 한미 쇠고기 협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가 맞물리며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가 20일 쇠고기 '추가 협상' 방침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하기로 함에 따라 민주당이 한미FTA 비준안 처리 협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에서 쇠고기 협상을 포함해 국정 전반에 관해 손학규 대표와 영수회담을 하겠다고 제안을 해와,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영수회담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위해 야당의 협조를 직접 요청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인 이 대통령이 이날 오후 박재완 정무수석을 손 대표에게 보내 의사를 전달했다.
  
  쇠고기 '추가협상' 카드로 한미FTA 바꿔먹으려는 정부
  
  차 대변인은 영수회담의 의제에 대해 "국정 전반에 관한, 특히 쇠고기 협상에 관한 것"이라고 말해 일단 정부와 여당의 '한미FTA 비준 협조 요청'에 응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도 "오전는 언론을 통해 '한미FTA 비준을 위해 국회의장과 야당 대표들에게 협조를 구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김효석 원내대표가 제의를 거절했다"며 "그런데 오후에는 정무수석을 보내 형식을 '영수회담'으로, 내용을 '국정전반'으로 바꿔 제안을 했기 때문에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수회담의 국정전반, 특히 쇠고기 문제가 중심이 될 것이며 한미FTA는 후순위라는 얘기다. 차 대변인은 "(청와대에) 양보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러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한미FTA 비준이 영수회담의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부가 20일 오후 미국과의 쇠고기 추가 협상 내용을 공개하기로 한 시점과도 맞물린다. 정부와 여당은 쇠고기 추가 협상을 결과를 내놓으며 "쇠고기 재협상 없이는 한미FTA 비준도 없다"는 야당에게 '추가협상을 한 만큼 한미FTA 비준에 협조하라'고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원웅 위원장 논란 "정당인 자격 의심스럽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한미FTA 비준안이 상정돼 있는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감지되고 있다. 통합민주당 소속 위원장인 김원웅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이화영 의원 등이 한나라당 간사 진영 의원과 함께 18일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당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쇠고기 추가 협상 명문화' 등에 대한 유명환 외통부 장관의 보고를 들은 것. 정부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파인 김원웅 위원장이 책임지고 있는 통외통위를 약한고리로 봤음직하다.
  
  김 위원장은 정부로부터 한미FTA의 회기 내 처리를 요청받고 "정부의 쇠고기 협상 최종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한미FTA 상정 가능성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내비쳤다. 이게 민주당에선 문제가 됐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김 위원장 개인의 정치적 견해"라며 "이것이 지나쳤을 때는 정당인으로서 자격이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 통합민주당의 입장과는 상관이 없다"며 김 위원장을 맹비난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번에 쇠고기 협상 문제가 안 터졌더라도 당 내 의원들 대부분의 생각은 한미 FTA 비준은 피해산업 대책을 완벽히 세우고, 미국 국회 비준 일정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미 FTA와 쇠고기 재협상 문제는 별개의 것"이라고 펄쩍 뛰었다.
  
  비준론 입지 좁아
  
  하지만 민주당의 이같은 반응을 한미 FTA 저지선으로 확신하기도 쉽지 않다. 쇠고기 파동 이전까지만 해도 한미 FTA 처리에 적극적이던 손학규 대표가 민감한 시점에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에 나서겠다고 했기 때문.
  
  다만 손 대표가 쇠고기 논란이 벌어지자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무력화 시키자"고 제안했고, 이번 논란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무시할 수 없어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또 쇠고기 재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최 원내대변인이 지적한 바와 같이 '피해산업 대책', '미국 국회 비준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당의 주장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물리적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국회 회기는 사실상 23일이 종료로, 한미FTA 비준안은 통외통위 법안심사소위도 통과하지 못 하고 있다.
  
  한 가지 변수는 정부가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쇠고기 추가협상을 이끌어 내느냐의 여부다. 하지만 대략 ▲검역주권 확보 ▲SRM제거 ▲30개월령 미만 쇠고기 수입 등으로 나눠볼 때 정부가 이 조건에서 모두 미국의 양보를 받아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정부의 추가 협상이 면피용으로 드러날 경우 이 대통령과 손 대표 사이의 영수회담은 벽보고 얘기하는 수준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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