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함에 따라 본격적인 '이명박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 승리 후 영어몰입교육 논란, 강부자(강남 땅부자) 내각 파동 등 계속된 실정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번 총선 결과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심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종의 '국지적 타격' 형태로 이뤄졌다. 이재오 최고위원, 이방호 사무총장, 박형준 의원 등 지난 대선에서 최전선에 나섰던 일등공신들이 줄줄이 낙선했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 박근혜 의원들의 대거 탈락과 연관된 내분 사태,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출마를 둘러싼 '형님 공천' 사태 등도 이들의 낙선에 영향을 미쳤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했던 이재오 최고의원은 서울 은평을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패했다. 이재오 의원이 '형님 공천' 파동에 휘말리면서 한때 '지역구 관리의 모범'으로 불리던 이 의원에게 지역주민은 등을 돌렸다. 이 의원은 권력을 잡자마자 파워게임에 몰두하는 '정치꾼'으로 전락한 반면, 상대인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지난 대선을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정치신인 아닌 정치신인이었다.
이번 한나라당 '공천파동'의 핵심에 있었던 이방호 사무총장도 경남 사천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번 총선의 최대 파란 중 하나로 기록될 강 의원의 당선의 배후에는 박사모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또 지난 대선 경선에서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낸 박형준 의원은 부산 수영에서 무소속 유재중 후보를 상대로 고배를 마셨다. 박 의원의 낙선도 이 총장과 마찬가지로 '박사모의 저주'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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