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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이명박ㆍ정동영이 나서라"

<고성국의 정치분석ㆍ17>'昌 출마설'로 흔들리는 대선정국

출마설이 나돈지 불과 1주일도 안돼 실시된 첫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씨는 일반의 예상을 넘는 13.7%의 지지도를 기록함으로써 2007 대선의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그가 왜 갑자기 등장했는지, 이런 식의 느닷없는 등장에 자신의 의지가 어느 정도나 작동했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다. '차일시 피일시'라는 그의 말대로 이회창씨의 속내는 그때 가봐야 속시원히 알게 될 것 같다. 그의 속내가 무엇이던 2007 대선판은 그의 돌연한 출현으로 인해 이미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창풍'이 위력적이라 해야할지 지금의 후보 구도가 그만큼 취약하다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대선정국이 당분간 더 요동을 칠 것은 분명해보인다.

'창 출마설'에 흔들리는 대선판

측근 인사들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이회창 출마론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가면 후보의 신변 보호도 장담할 수 없는데 현 선거법상 선거전이 시작되면 다른 사람이 등록할 수 없는 만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출마하되 마지막에는 단일화를 할 것이다."
▲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이 대선정국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사진은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 장면. ⓒ뉴시스

이명박 캠프 박형준 대변인의 말대로 "스페어 후보론"을 출마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것이니 옹색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이미 2번이나 역사의 죄를 지은 사람이 또다시 출마한다면 그날이 이전총재에게는 정치적, 인간적으로 제삿날이 될 것이다" 라는 식의 막가파식 반응이 보기 좋은 것은 아니다. 느닷없는 이회창 출마설을 웬 떡이냐는 식으로 반색하고 나서는 범여권의 모습 또한 점잖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내가 생각하는 2007 대선의 바람직한 구도는 여야간 양자대결구도이다.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와 대통합민주신당, 창조한국당,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든 정치 연합이든 뭐든 해서 한사람을 후보로 내야하고, 한나라당도 이명박을 단일후보로 내세워 1:1 양자구도로 선거를 치르는 게 좋겠다는 말이다. 그래야 여야 모두 추궁할 것은 가혹하게 추궁하고 책임질 것은 엄중하게 책임지며 검증할 것은 제대로 검증하고 점검할 것은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래야 이기는 측도 지는 측도 흔쾌하게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는 후보 단일화 시점과 방법을 미리 공표해 놓고 경쟁하는 것이 좋겠다. 이를 통해 여권부터 정치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선발 투수제와 같은 관심효과를 높여 모두 승리하는 단일화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단일화 드라마를 만들어감에 있어 먼저 물꼬를 트는 일은 아무래도 정동영 후보의 몫이 아닐까 싶다. 지지율에서 2배 이상 앞서 가는 후보이므로 추슬러 하나로 만들어가야 할 책임의 몫도 크고, 단일화 드라마의 성과를 가져갈 가능성도 가장 높기 때문에 가장 먼저 투자하고 가장 많은 유연성을 보이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야권과 관련해서 보자면 우선 이회창 씨부터 지금이라도 모든 것을 자신의 부족함으로 돌리는 군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 "스페어 후보론"에 옹색하게 기대 이명박의 낙마 가능성이나 계산하는 모습이 지난 두 번의 실패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음을 다시 한 번 증거하고 있음을 한시라도 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다.

박근혜 씨 역시 이쯤에서 알듯 모를 듯한 선문답 아래에서 진행하고 있는 복잡한 계산과 힘겨루기를 걷어치우고 "아름다운 패배"를 만들어냈던 그때의 담백함으로 돌아가 조건없이 이명박 후보를 돕는 것이 사리에 맞는 일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최고위원 추천 몫으로 지명한 김무성이 박근혜 캠프에서 감당했던 역할이 소중하다면, 이재오가 이명박 캠프에서 감당했던 역할 또한 존중해주는 정도의 폭은 보여주어야 할 것 아닌가 말이다.

여야 두 선두주자가 나서야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명박이 한나라당과 보수 진영의 단일 후보로 가는데 있어 가장 큰 몫은 역시 이명박 후보 자신이 감당해야 할 것이다. 진영의 통합은 결국 지도자의 리더십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74학번 정치학 교수의 정치 실험>이라는 책에서 김태일 교수는 정치학과 정치를 이렇게 정의하였다.

"정치학은 많은 같은 것들 중에서 다른 것을 찾아내 분석하는 직업이고, 정치는 많은 다른 것들 중에서 같은 것을 찾아내 종합하는 직업이다."

그의 말대로, 정치가 예술이 되는 순간도 바로 이 종합과 통합이 이루어지는 순간이고 종합과 통합을 만들어가는 관용과 타협과 설득의 순간들이다.

정동영, 이명박 여야의 두 선두주자들이 만들어 낼 통합의 정치와 당당한 양자 대결을 기대한다. 그쯤되면 우리 정치도 'Art'라 불러줄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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