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학교를 다녀와서
-박경희
입술 한 번 오물거릴 때마다
꽃이 폈다 아이들의 볼이 볼록해졌다
체육복 위로 쏟아지던 햇살
까만 치마 흰 저고리에
박새같이 지저귀던 댕기 머리 선생님
교실 안에 뚝뚝, 떨어지던 풍금 소리가
창문 곁에 목련 나무로 서 있다
빈 교실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50년의 력사를 빛내자! 고
가슴팍에 붙은 이름표처럼
조국은 운동장 담장에 붙어 있다
력사는 지나고
풍금소리 햇살처럼 번지던 학교 모퉁이
꽃잎 한 장,
반달로 지고 있었다
박경희 시인은 1974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으며, 2001년 <시안>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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