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30일 선거인단 증발 의혹을 제기하며 남은 경선 일정에 대한 전면 보이코트를 선언했다. 가뜩이나 낮은 투표율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파행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일체의 선거운동 중단"
조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직동원, 금권타락 선거뿐만 아니라 나의 후보선출을 저지하려는 외부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이 여러 증거와 정황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합동연설회, TV토론 불참 등 일체의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이에 따라 이날 강원과 대구경북 지역에서 각각 실시되는 합동 연설회 및 개표결과 발표장에도 불참했다.
조 후보는 이어 "현재의 경선 양상은 내가 평생 지켜온 소신과 원칙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양상으로 경선을 치르고 나면 민주당은 필연코 존립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박상천 대표 등 지도부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했다.
"전통적 당원 8000명 투표권 증발"
조 후보 측의 주장은 꼬박꼬박 당비를 납부해 온 전통적인 민주당 당원들이 선거인단에서 무더기로 누락되는가 하면, 금권 등에 의해 동원된 이인제 후보 측 세력이 경선 판도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것.
조 후보 측 장전형 대변인에 따르면 전날 전북 경선에선 조 후보 우호지역의 당원 3000여 명의 투표권이 누락됐으며, 서울에서도 강북, 노원 등 조 후보 지역구(성북)의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5000여 명의 당원들이 선거인단에서 증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장 대변인은 "우리가 확인한 것만 8000여 명인데 이런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경선을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특히 장 대변인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외부의 정치세력이 지도부와 합작하지 않고는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통합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말랑말랑한 후보를 고르려는 외부 특정세력이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 측은 외부의 정치세력으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연청 관계자 등 동교동계를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을 주장하는 조 후보보다는 이인제 후보가 당선돼야 신당과의 통합이 쉬워진다는 논리로 동교동계가 민주당 경선에 팔을 걷었다는 얘기다.
장 대변인은 이에 따라 △후원당원이 증발된 채 진행된 경선의 원천무효화 △후원당원 증발사태에 관한 전국적 조사 및 복원 △당 지도부의 사태 책임 등을 요구했다. 그는 "24시간 내에 현상을 밝혀야 한다"며 "당이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짜경선을 진행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했다.
장 대변인은 "선거운동 중단이 경선 포기의 의미는 아니다"고 했으나 "이런 식으로 경선이 끝난다면 경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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