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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넘긴 '이명박 대세론', 계속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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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넘긴 '이명박 대세론', 계속 갈까?

<고성국의 정치분석ㆍ12>"네거티브로는 '대세론' 못 꺾어"

추석연휴가 끝났다.

지난 며칠 동안 앞선 쪽은 대세 굳히기를, 뒤진 쪽은 역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을 것이고 오늘쯤에는 추석민심과 귀성활동 성과를 놓고 캠프마다 의논이 분분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추석이나 구정을 중요시 여기는 이유는 이 기간 중에 이루어지는 '민족대이동'을 통해 수도권과 지역의 민심이 교차 전이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통상 30~40%에 달하는 부동층이 이 기간 중에 때로는 집안 어르신이나 고향 친구들로부터 또 때로는 세상 물정을 제법 잘 알 것 같은 '서울 사람'으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고 올 추석의 정치적 비중을 너무 크게 잡지는 않는 것이 좋겠다. 대선을 석달이나 남긴 시점도 시점이려니와 범여권 후보가 아직도 오리무중이니 사람들의 얘기도 겉돌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중에도 이명박 후보에 대한 얘기는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올 대선판의 유일한 상수이고 객관적으로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이니 만큼 찬성론은 찬성론대로 반대론은 반대론대로 불꽃을 튀겼을 것이 분명하다.

도덕적 문제가 있을지 몰라도 경제만 살린다면…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추석 민심은 "도덕적 문제가 좀 있을지는 몰라도 더 이상 뭐가 나오지 않는다면 경제를 살릴 이명박을 밀겠다"가 대세였지 않았을까 싶다
▲ 20-40대 샐러리맨들과 간담회를 갖는 이명박 후보.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선점한 이 후보는 이를 굳히기 위해 샐러리맨, 금융소외자, 대학생 등과 간담회를 연달아 열고 있다. ⓒ뉴시스

혹 이 말을 듣고 한나라당 사람들이 기분 좋아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착각하지 마시라. "어떤 경우에도 이명박을 찍겠다"가 아니라 위에서 말한 그대로가 추석 민심이었다면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경선이 끝난 지 1달이 넘었지만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꼴이기 때문이다.

'민심'을 다시 들여다 보면 다음의 두 가지 포인트가 잡힌다.
ⓛ 더 이상 뭐가 나오지 않는다면
② 경제를 살릴 이명박을 밀겠다가 그것이다.

첫 번째 포인트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만약 도곡동 땅이거나 BBK이거나 또는 제3의 무엇이거나 간에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의혹이 더 나오면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사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후보도 경선에서부터 후퇴할 수 없는 배수진을 친 바 있고 그 배수진은 지금껏 유효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심각한 포인트다.

두 번째 포인트는 지금까지는 유효했으나 앞으로도 유효할 지는 미지수다. 다시 말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상대가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하게 된다면 두 번째 포인트는 대체로 유효할 것이다. 이 경우 이명박 후보는 다른 문제를 다 넘겨주더라도 경제만 독점한다면 매우 쉬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사람이 범여권 후보가 된다면 두 번째 포인트는 전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문국현과 이명박이 대결한다면 이명박이 경제 문제를 독점할 수는 없게 될 것이다. 독점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금의 이명박을 있게 한 바로 그 경제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수도 있다. 20세기 식 개발 중심경제와 21세기 식 인간 중심 경제 간의 대결 구도가 제대로 만들어진다면 말이다.

이러한 국면 전개를 예상할 때 이명박 후보가 이번에 확인된 추석민심에 안주해도 좋을 지는 의문이다. 다시 말해 이명박 후보는 여전히 어떠한 네거티브도 넘어설 수 있는 강력한 포지티브 메시지와 포지티브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마도 바로 이 대목이 범여권이 주목해야하는 국면돌파의 유일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명박의 경제'에 필적할 민생경제비전을 체현하고 있는 후보를 발굴해 내는 것, 더 나아가 '이명박의 경제'를 무력화시키고 압도할 새로운 '경제 비전'과 '민생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범여권이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네거티브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이를 위해 범여권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첫 번째 포인트에 대한 미련과 환상을 버리는 일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네거티브 기회나 기다리며 큰소리나 치는 것으로는 이명박을 이길 수도 없고 이겨서 좋을 것도 없다. 사실 "도덕적 문제가 좀 있을지는 몰라도 더 이상 뭐가 나오지 않는다면 경제를 살릴 이명박을 밀겠다"는 추석민심의 정치적 함의는, 설사 "지금까지 제기된 수준의 의혹이 더 나오더라도 경제를 살릴 이명박을 밀겠다"는, 이명박에 대한 사실상의 '무조건적 지지'라고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할 뿐이지 경제만 살려준다면 도덕쯤이야 얼마든지 눈감아 줄 수 있다는 절박함이 아니라면 50%가 넘는 지지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오직 이명박을 앞서는 '경제 비전'과 '민생 비전'만이 이명박을 이길 수 있다는 점을 범여권은 두 눈 똑바로 뜨고 직시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리고 이 점에서 범여권은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과 민주당의 경선은 물론 문국현과의 후보단일화를 포함해 '경제 비전'과 '민생 비전'을 중심으로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네거티브를 지양하고 포지티브로 승부하라"는 경구는 더 이상 도덕적 정언 명령도 아니고 정치적 수사는 더더욱 아니다. 여에게나 야에게나 가장 위력적인 승리 전략이다. "민심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정치의 핵심이고 2007년 대선의 핵심화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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