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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경선, 진단과 점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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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경선, 진단과 점검 포인트

[2007 대선이야기]한편의 코미디와 암울한 그 이후

이명박과 박근혜 두 후보의 혈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도가 워낙 낮다보니 이번 한나라당 경선의 의미는 더욱 크다.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본선은 물론이고 범여권의 대선주자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경선결과는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가 아닐 수 없다.
  
  '굳히기'와 '뒤집기' 사이
  
  한나라당 경선결과를 예상하는 데에는 세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첫째, 기존의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경선상황 분석으로 '맷집'의 이명박 후보가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러 가지 외부의 집중포화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여전히 10%선의 격차를 보이며 박근혜 후보를 압도할뿐더러, 일부 언론의 대의원 및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우세를 보였다. 이를 근거로 하면 별 일이 없는 한 대세론의 이명박 후보가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둘째, 모든 선거에서 핵심적 변수인 당일 투표율 등을 감안한 분석적 시각이다. 다시 말해 언론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은 여야 대선주자들의 전반적 지지도 상황이나 당일 투표율 등을 감안하지 않은 단순한 조사이며 투표현장에 누가 나오는지에 대한 분석이 결여된 것으로, 지금으로서는 쉽게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야 전체 대선주자가 아닌 한나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의 격차는 5~6% 수준으로 줄어드는 점, 그리고 국민경선인단과 일반당원들에게서 영남권과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높은 투표율이 나타난다면 박 후보 측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로 현재 경선 결과를 예상하면 겉으로 나타나는 분위기와 달리 현재에도 경합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게 된다.
  
  셋째, 여론조사나 그에 근거한 예측과는 성격을 달리해 계량화가 힘든 조직력에서 이명박 후보 측이 이미 박 후보 측을 상당부분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나라당 내 중립적 위치를 표방하던 정치인들이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으로 돌아서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 현장 상황은 분석적 시각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이명박 후보의 우위가 훨씬 뚜렷하다는 현장 중심적 시각이다.
  
  4대 변수
  
  어떤 관점이든 논리적 근거는 충분하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요소가 남아있다. 앞으로 한나라당 경선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대략 4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이는 지금 시점에서 경선결과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첫째, 최근 여론조사 문항방식을 둘러쌓고 격화된 두 후보 간 갈등에서 엿볼 수 있듯이 '경선 룰'이 100% 확정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금 한나라당의 문항논쟁은 양 측이 내놓은 논리가 어떻든 간에 여론조사 문항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유·불리에 입각한 힘겨루기가 본질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여론조사' 후보선출이 만들어 낸 한 편의 코미디임에도 불구하고 문항의 결정에 따라 두 사람의 지지도는 달라질 수 있다. 지지도 조사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수십, 수백 가지다. 서로 비슷할 수는 있지만 정확히 일치하는 문항이 드물다. 또 각각의 문항들은 동일한 조사기관에 의해 통제될 경우 그 추이를 근거로 나름대로 흐름을 분석할 수는 있지만, 담고 있는 정보나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수치는 서로 다르다. 이로 인해 문항이 어떻게 결정되더라도 두 후보의 흔쾌한 승복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둘째, 돌발이슈 등에 의해 만들어지는 정국의 흐름이다. 이번 아프간 사태가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 하락을 막았다는 분석이 곳곳에서 등장하듯이 아직도 2주 정도 남은 기간 동안 터질 수 있는 또 다른 정국이슈에 의해 경선결과가 바뀔 수 있다. 최근 두 후보 모두를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 결과 역시 남은 기간 결정적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정국흐름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지지도와 별개로 정국상황에 따라 지지층의 투표참가 태도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즉 수세에 몰린 후보의 지지층들이 투표에 불참하는 일반적 경향 등을 말한다.
  
  셋째, 앞서도 설명한 경선투표율이다. 모든 선거예측에 있어 핵심은 모집단이 되는 유권자 집단이 아니라 당일 현장에 투표하는 사람들이 누군지를 가려내는 것이다. 따라서 불리한 정국흐름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든, 당일 태풍이 불어 투표참여율이 낮아지든, 아니면 조직의 힘에 의해 투표참여가 영향을 받든 경선 참여율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현 상황이 박빙이라 가정할 때, 후보 간 합종연횡도 경선 막바지에 일정 수준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선권에 있느냐와 무관하게 이 문제에선 홍준표, 원희룡 후보가 방향타를 쥐고 있다.
  
  '확실한' 후폭풍
  
  이처럼 변수들이 적지 않은 탓에 경선이 성큼 다가온 현 시점에서도 외부에서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이번 한나라당 경선의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양대 후보 그리고 그 측근들 간의 감정대립의 골이 너무 깊어져 과연 이후 치유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두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금품이나 조직에 의한 부정선거 논란이라든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재검증 문제가 제기될 경우, 경선이 끝난 후에도 결과에 대한 불복 논란이 지속될 수도 있다. 또 경선 중에 제기된 갖가지 의혹과 이에 대해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남은 대선기간 내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그 수많은 논쟁과 이전투구 속에서도 이번 한나라당 경선에서 국민이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발견하기 힘들었다는 게 어쩌면 한나라당의 가장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과 비전이 없다고 비난 받은 이번 경선에서 누가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된다 해도 적어도 범여권 주자 누구에도 두 배 또는 세 배에 이르는 지지도 격차를 보인다는 점은 올해 대선이 가장 맥 빠진 대선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신당을 만들어 놓고도 박약한 명분 탓에 온갖 언론에 쥐어 맞고, 국민들의 외면 속에 지지도는 전혀 뜨지 않는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현실이 한나라당 경선 이후의 암담함을 가중시킨다. 아무리 현실 정치의 한계를 인정한다 해도 지금의 대선 상황은 오히려 2002년보다 더 희망도 대안도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안이 없으니 현실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거친 주장도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겠지만 '이래서는 찍을 후보가 없다'는 국민의 큰 한숨도 엄연한 현실이다.
  
  지금까지 여론흐름만 보면 이번 대선구도는 한 쪽은 뻔한 답, 다른 한 쪽은 부실한 답으로 선택지가 만들어져 있다. 대선 당일에도 차라리 모름, 무응답을 선택할 유권자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보면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한나라당 경선의 막가는 진흙탕 싸움도 소란스럽지만 내용 없는 범여권의 정계개편도 아닌,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요지부동 냉담한 국민들의 외면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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