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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게 끝난 한나라 정책검증 1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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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게 끝난 한나라 정책검증 1라운드

'한반도 대운하'도 '열차페리'도 무사통과

경제 분야를 주제로 광주에서 29일 열린 한나라당 정책 비전대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직접적인 '상호검증'은 당초 예상보다 밋밋했다.
  
  공중파 방송사가 생중계를 하는 등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뻔한 질문에 핵심을 비껴간 답변으로 일관해 열기는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대면 토론회임을 의식한 듯 후보들이 발언 수위와 표정을 관리하려 애쓰는 기색도 역력했다.
  
  한반도 대운하 비판에 "꿈같은 일 아니냐"
  
  이날 경제분야 토론회의 하이라이트였던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관련해 박 전 대표는 "21세기에 운하를 파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타당성이 있겠는가.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식수원 문제와 관련해 오염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저도 걱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도 "19㎞밖에 되지 않는 경인운하도 실패했다. 과련 530㎞에 달하는 경부운하가 가능하겠느냐"면서 "세계 어디에서고 식수원을 운하로 사용하는 나라는 없다. 만일 배가 낙동강에서 침몰하면 부산과 대구 시민들은 두 달 동안 생수를 먹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요즘엔 '이명박 대운하'에 반대하면 뭔가 되는 것 같은 정치적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면서 "운하는 하드웨어가 아니고 소프트웨어다. 생각해 보라. 운하를 따라 첨단산업 단지가 들어서게 될 것이다. 꿈같은 일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세계 7위 경제강국 건설'이라는 목표롤 골자로 하는 이 전 시장의 '747 공약'에 대해 "앞으로 10년 내내 7% 성장을 해도 세계 7위로 올라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다. '747'이라는 숫자를 억지로 맞춘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7위라는 것은 10년 뒤의 목표"라면서 "국민들에게 '우리도 노력하면 'G7'이 될 수 있다', '가능하다'고 하는 희망과 목표를 주려는 것"이라며 비껴갔다.
  
  이 전 시장의 국제 과학도시 건설 공약에서도 박 전 대표는 "21세기의 경쟁력은 사람이고 교육과 과학기술의 혁명이 필요한데 과학기술 문제도 (이 전 시장은) 외형에 치중하는 '건설'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국제과학도시 공약을 비판하는데, 현재 우리의 기술로는 원천기술을 만들 수 없다. 박근혜 후보가 말한 정도의 수준을 한 단계 뛰어 넘는 과학도시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밖에 원희룡 의원은 "이 전 시장은 '신혼부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신혼부부 몇 명에게 어떤 집을, 어떻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냐"며서 실효성을 따지기도 했다.
  
  열차페리 비판에 "공부도 안하고 말하냐"
  
  '한반도 대운하'의 맞불 격인 박 전 대표의 '열차 페리' 공약과 소위 '줄푸세' 공약을 둘러싼 논쟁도 싱거웠다.
  
  홍준표 의원은 "중국횡단철도(TCR)가 연결되면 열차페리의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박 전 대표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만 말하는 데 사실상 중국횡단철도(TCR)가 시간절약이 더 된다"고 지적했다.
  
  고진화 의원도 "TSR도 한국으로 연결되는 마당에 별도로 엄청난 예산을 들여 열차페리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거들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제 (열차 페리) 공약에 대해 아무 것도 공부를 하지 않고 말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며 반박했다.
  
  홍준표 의원은 "'줄푸세' 정책은 사실 그의 대표 재임시절 이전부터 '작은 정부-큰 시장론'으로 한나라당 당헌에 적시돼 있는 내용"이라면서 "줄푸세 정책은 이를 조금 구체화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의원도 "대처리즘으로 결국 영국의 복지는 후퇴했다"면서 "혹시 박 전 대표의 '줄푸세'는 '복지는 줄이고, 재벌에 대하 규제는 풀고, 약자의 저항에 대해선 공권력을 통해 군기를 세우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는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치는 세우자고 하는데 이는 누구나 다 하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약에 대한 찬반 보다는 "지금 토론회에 나온 후보들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정책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타 후보들의 공격에 박 전 대표는 "대표 시절에 작은 정부와 큰 시장이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제안했고, 당 여의도연구소에서 정책토론을 거쳐 당의 기조가 된 것"이라면서 "제가 대표 시절에 한 것을 후보가 됐다고 해서 쓸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자신의 소신임을 강조했다.
  
  "우리가 이겼다" 자평
  
  토론회가 끝난 뒤 이명박-박근혜 진영의 평가는 엇갈렸다.
  
  이 전 시장 측의 박형준 대변인은 "아무나 '경제 대통령'이 될 수 없음을 보여 준 토론회였다"면서 "국민 지지율 1위후보가 정책 토론회에서도 1위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 줬다. 매우 성공적인 토론회였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집중 공격이 있었지만 내용 중 상당한 부분은 잘못된 이해와 정보부족에서 비록된 것이었다"면서 "이 전 시장은 상대 후보의 인격을 존중하며 친절하게 대답해 큰 지도자의 포용력을 보였다"고 자평했다.
  
  장광근 대변인도 "예상대로 4대 1의 일방적 공세였지만 이명박이라는 방패를 뚫기엔 네 분의 창이 너무 무뎠다"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일 잘하는 대통령'임을 국민들은 확실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 전 대표 측의 한선교 대변인은 "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를 보여 준 토론회였다"면서 "이명박 후보는 모든 후보로부터 한반도 대운하의 비경제성과 비효율성, 그리고 환경파괴에 대해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그 허구성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혜훈 의원은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 전 시장의 이미지가 허구일 뿐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정작 컨텐츠는 없는 이 전 시장의 정책비전을 두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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