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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통령'은 허구" vs "대운하는 종합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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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통령'은 허구" vs "대운하는 종합인프라"

이명박-박근혜 정면격돌 1라운드 시작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격돌'이 시작됐다. 경제분야를 주제로 29일 오후 광주 5.18 기념문화관에서 열린 정책비전대회를 시작으로 석 달 간의 한나라당 경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지나친 과열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본행사장에 나란히 입장하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지만, 국민의례 및 지도부의 인사말이 이어지는 동안 서로 눈길도 마주치지 않는 등 팽팽한 대치를 이어 갔다.

한반도 대운하 격돌 예고

박 전 대표는 기조 연설문에서 "미래의 성장 동력은 많은 돈을 쓰기 보다는 적은 돈을 들여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의 예산이 들어가게 될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이 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우리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살 수 있다"면서 "그러려면 지도자의 국가관과 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야 한다. 외교안보를 튼튼히 하고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만 경제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한나라당 정책 비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박 전 대표는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우자는 '줄푸세 정책'으로 우리 경제를 확실히 살려 놓겠다"면서 "약속과 신뢰, 원칙은 저 박근혜의 정치생명이다.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드린 약속은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 전 시장은 "한반도 대운하는 선진국으로 가는 '종합 인프라'"라면서 "경부운하와 호남운하는 남해안에서 뱃길로 만난다. 부산에서 목포까지 남해안 산업벨트가 구축되면 동서화합이 이뤄진다"고 받아쳤다.

그는 "경험과 식견을 갖춘 책임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저는 그 역사적 소명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나는 조그만 중소기업을 세계적 기업그룹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국민 여러분, 한나라당 동지들과 함께 국운 융성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2시간 40분동안 진행될 이날 행사에선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후보간 공방이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보자 상호토론에선 박 전 대표 외에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 등도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호·피켓도 등장…"통제가 안 되는 상황"

행사장 바깥 풍경도 본격적인 경선 국면을 실감케 했다. 일찌감치 1000여 석의 행사 장소에는 입추의 여지도 없이 인파가 들어찼다. 미처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각 진영의 지지자 수백 명은 건물 입구에 진을 치고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도착을 기다렸다.

특히 과열경쟁을 우려해 예비 후보자의 이름 연호와 피켓 등 선전물 지참을 금지시킨 지도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줄푸세 운동은 제2의 새마을 운동'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깃발과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를 외쳤다.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자들도 '사랑해요, 이명박'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선전물을 들고 그를 연호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지지자는 깃발 흔들기를 자제해달라는 주최 측의 요청에 대해 "저 쪽(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자들)은 옷까지 맞춰 입고 왔다"면서 "저 사람들이 옷을 벗으면 우리도 그만 두겠다"고 반박하면서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각 주자가 차에서 내려 모습을 드러내자 미리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인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최 측 및 경찰병력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긴장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당직자는 "각 팬클럽에서 인파를 대거 동원한 것 같다. 통제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한숨을 내 쉬었다.
▲ 이날 행사장에는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프레시안

"운하 때문에 경선 패할 것" vs "홍보기회로 삼겠다"

각 캠프 의원들의 신경전도 날카로웠다.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유승민 의원은 이날 광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가진 약식 브리핑에서 "이명박 전 시장은 오늘부터 한반도 운하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운하공약 때문에 그가 경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개인적으로도 오늘 토론회 이후 운하공약에 대한 대대적인 비판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경환 의원은 "이명박 전 시장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는 허구일 뿐"이라면서 "오늘 토론회는 그러한 허상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인 출신 지도자가 성공한 사례가 없다. 경제인 출신의 미국의 후버 대통령은 대공황을 불렀고, 태국의 탁신 총리는 부패 혐의로 쫒겨나지 않았느냐"면서 "이윤의 최대화를 우선시하는 경제인의 리더십은 국가 경영에는 어울리지 않다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시장 측의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한반도 운하는 15년도 더 된 이 전 시장 본인의 소신 있고 확실한 가능성을 갖고 하는 이야기"라면서 "이를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한반도 대운하가 국민들에게는 크게 홍보가 안 됐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대운하 문제가 집중 공격을 받는다면 이 전 시장으로서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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