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가 "사법부의 신뢰 회복을 위해 이용훈 대법원장이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이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신뢰는 일상 재판을 통해 얻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21일 열린 '2007년 신임법관 임명식' 훈시를 통해 "사법에 대한 신뢰도는 우리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지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국민 평가가 이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냉엄한 현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어 "국민의 신뢰는 일상의 재판을 통해 얻어져야지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얻어질 수 없기 때문에 법관은 개개 재판에서 국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재판 결과에 승복하도록 해야 하며 그 장소는 법정"이라며 "법관의 권위와 재판 신뢰도는 헌법 규정이나 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특히 최근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 사건 등을 감안한듯 "법관은 사건 당사자의 하소연을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또 "판사들이 너무 많은 사건을 처리하다보니 재판을 단순한 일상 사무처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법과 면전에 놓여 있는 개개 사건에는 그 내면에 당사자들의 애잔한 삶의 역정과 고달픈 생활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법원장은 "올바르고 정의로운 판결 하나가 사회와 그 구성원이 안고 있는 질병을 치유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고, 국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법관이 내리는 판결은 독선이나 아집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견해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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