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현장 대장정'으로 '민주노총 고립' 극복할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현장 대장정'으로 '민주노총 고립' 극복할까?

이석행 위원장 "온건파? 투쟁도 힘 닫는 데까지 할 것"

향후 3년간 민주노총을 이끌 이석행 집행부의 취임 일성은 '현장 대장정'이었다. 지난 26일 당선된 민주노총 제5기 7대 집행부는 29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온건파 집행부 당선'이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교섭도 하겠지만 힘 닫는 데까지 투쟁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석행 신임 위원장의 발언은 조준호 전 위원장의 얘기와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하기는 힘들었다. 두 위원장 모두 소위 국민파로 불리는 의견그룹에서 배출한 후보들이었던 탓도 있지만 현재 민주노총이 처한 안팎의 상황들이 답답하고 불투명한 탓도 있었다.

이석행 위원장의 당선 이후 일부에서는 '노사관계 훈풍 기대' 등의 긍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법안 통과 이후 부작용, 산별제도의 안정화를 위한 사용자단체 구성, 한미 FTA 협상 등 부드러운 분위기로 갈 수만은 없는 것이 민주노총 새 집행부가 처한 대외적인 현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투쟁만을 밀어붙이기에는 민주노총의 조직적인 응집력과 투쟁력도 그리 좋은 상황은 못 된다.

이석행 집행부가 "현장 대장정을 통한 교섭과 투쟁의 병행"을 강조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 바탕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 대장정'으로 여러 문제 풀겠다"
▲ 민주노총이 29일 제5기 신임집행부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프레시안

이석행 신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종 현안에 대해 교섭과 투쟁을 병행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의 현장 조직력 복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를 위해 직접 6개 월에 걸친 현장대장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노총의 위기에는'말 뿐인 총파업'으로 설명되는 집행부와 현장의 괴리와 비생산적인 정파간 대립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위원장은 이 두 가지 모두 '현장대장정'으로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이 위원장은 "2월 한 달간 준비해서 3월 초부터 15개 지역본부를 거점으로 현장을 돌 것"이라며 "저 혼자만의 현장 대장정이 되지 않기 위해 준비 과정뿐 아니라 실천에서도 각 정파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파간 통합을 위해 새 집행부는 '노동운동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에 대해 이 위원장은 "각 의견그룹들이 상시적으로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건파 집행부 당선이라구요?"

지난 26일 민주노총의 임원 선거 이후 대체적인 보도는 "온건파 집행부 당선"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위원장은 이같은 평가와 관련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투쟁도 힘 닫는데까지 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에둘러 '온건파'라는 평가를 부정했다.

비록 비정규 법안과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 등 굵직한 법안들은 이미 지난해 다 국회를 통과하긴 했지만 민주노총이 '싸워야 할' 사안은 분명히 남아 있다. 비정규법안의 경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도 전에 법원과 학교 등에서 비정규직의 계약해지가 잇따르고 있다. 또 특수고용 노동자 보호와 관련된 정부안이나 민주노총을 제외한 채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된 산재보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은 다른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새 집행부는 취임 기자회견문을 통해 "비정규악법 재개정 투쟁을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산별교섭의 법제화, 사용자단체 구성 등에 있어 총연맹 차원의 지원투쟁을 준비할 것이며 특수고용 노동자, 공무원, 교사의 노동기본권 보장 등에 있어서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섭은 분명한 틀을 통해, 대화는 언제든지!"
▲ 지난 26일 대의원대회에서 후보 유세를 하고 있는 이석행 위원장. ⓒ프레시안

이석행 집행부가 뚫고 나가야 할 객관적 상황 가운데는 민주노총의 사회적 고립이라는 난관이 있다. 노사관계 로드맵, 비정규법안 등과 관련해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여 차례의 총파업을 벌였지만 사회적 파급력은 '제1노총'이라는 민주노총의 지위를 민망하게 할 수준이었다. 로드맵 합의 과정에서 민주노총은 완전히 배제돼 사회적 발언력을 잃었고 한국노총과의 관계도 틀어져버렸다.

사회적 대화와 관련된 이석행 집행부의 입장은 조준호 전 집행부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이석행 위원장은 "교섭과 대화는 구분해야 한다"며 "교섭은 헌법에 보장된 분명한 권리인만큼 분명한 틀을 갖춰서 하겠지만 대화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필요하다면 철천지 원수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찾아온다면 만날 수 있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각종 현안에 대해 초기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지만 모든 틀을 다 만들어놓고 하는 일방적 교섭은 의미가 없다"고 전제를 밝혔다.

한국노총과 관계개선 시점도 주목된다. 한국노총은 선거 다음날인 27일 논평을 통해 당선 축하 인사와 더불어 "노동자와 국민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민주노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노총에 대해 "적어도 서로 충돌됐던 지점에 대해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관계복원의 생각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분명한 전략과 다양한 전술을 펼칠 것"이라고 밝혀 관계개선의 여지를 뒀다.

"'민주노총 죽이기'하는 언론에 빌미 제공하지 않겠다"

민주노총의 고립은 정부나 사용자단체와의 교섭에서뿐 아니라 노동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탓도 있다. 이같은 여론은 민주노총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언론의 보도 태도에도 기인한다.

이 위원장은 "먼저 빌미를 제공한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며 "도덕적으로뿐 아니라 양치기 소년처럼 말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음으로서 그런 빌미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노총의 대선전략과 관련해서 이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100만 선거인단을 만들어 대선 후보를 결정하고 그 후보의 300만 표 이상 득표를 위해 민주노총이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행 위원장은 또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강경하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노동운동이 결코 강경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프랑스의 최초고용계약(CPE) 투쟁과 이탈리아의 항공사 파업 등을 예로 들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