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쿠마자와 나오토
출연 우에노 쥬리, 이치하라 하야토, 아오이 유우
수입,배급 ㈜동아수출공사 |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17분 | 2006년 |
상영관 CGV, 씨너스 토모야(이치하라 하야토)의 집 창문 너머로 환수평 아크(수평 무지개)가 뜬다. 토모야는 미국에 유학 가 있는 아오이(우에노 쥬리)에게 핸드폰으로 수평 무지개 사진을 찍어 전송한다. 그러나 얼마 뒤 아오이가 미국 땅에서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아오이가 일하던 회사에서 영상 프로그램 제작부 막내 일을 하고 있던 토모야는 이 소식을 듣고 직장 상사와 함께 아오이의 집으로 문상을 간다. 거기서 대학 동창들을 다시 만난 토모야는 아오이를 만났던 그 시절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
|
무지개 여신 虹の女神 ⓒ프레시안무비 |
<무지개 여신>은 직접 메가폰을 잡으며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의 제작자로 나선 이와이 슈운지의 입김이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다. 토모야가 곱씹는 대학 시절의 추억 속에서 아오이의 아련한 첫사랑이 실타래를 풀고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가슴 떨리지만 상대방에게 쉽게 말 못하는 첫사랑의 아련한 감정은 이와이 슈운지가 자신의 영화 속에서 가장 즐겨 다루는 소재 중 하나인 것. 천성은 착하지만 우유부단하고 어리버리한 성격의 토모야는 아오이와 같은 음반매장에서 일하는 친구를 스토킹하던 와중에 아오이와 친해진다. 이후 토모야는 아오이의 강제적인 권유로 학교 영화동아리에 들게 되고 아오이가 감독하는 <지구 최후의 날>의 남자 주인공을 맡게 된다. 아오이의 장례식에서 시작해 토모야가 회상하는 미래에 대한 꿈과 패기, 열정으로 가득했던 대학 시절의 모습은 일본영화 특유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다. <릴릴 슈슈의 모든 것>에서 중학생 소년으로 나왔던 이치하라 하야토의 성장한 모습과 <스윙 걸즈>의 우에노 쥬리, <하나와 앨리스>의 아오이 유우 등 일본의 청춘 스타들의 풋풋한 연기를 지켜보는 재미도 크다. 하지만 둔감한 토모야가 무심코 지나친 아오이의 지난 행동들이 사실 토모야를 향한 마음이 담긴 애틋한 손짓이었음을 깨닫는 과정은 너무 밋밋한 느낌이다. 아오이의 진심을 유추할 수 있는 장면이 적재 적소에 집중되는 대신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토모야가 뒤늦게 아오이의 마음을 알아내는 순간,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영화적 울림이 크지 않아졌다. 이 점은 비슷한 소재를 다룬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러브 레터>와 비교할 때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보다 순간적인 재미가 빛을 발하는 건 그 때문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