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에밀리오 마르티네즈 라자로
출연 에르네스토 알테리오, 파즈 베가, 귈레르모 톨레도, 나탈리아 베르베케
수입,배급 백두대간 |
등급 18세 관람가
시간 109분 | 2002년 |
상영관 씨네큐브 영화가 시작되면 두 여자 주인공 소냐(파즈 베가)와 파울라(나탈리아 베르베케)가 감미로운 선율의 노래를 주고 받는다. 아직까지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남자친구 하비에(에르네스토 알테리오)와 페드로(귈레르모 톨레도)를 향해 각각 사랑을 속삭이는 소냐와 파울라의 노래는 달콤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 장면만 가지고 <연애의 기술>을 달콤한 사랑 영화로 속단하기는 이르다.
|
|
연애의 기술 ⓒ프레시안무비 |
노래가 끝나자마자 파울라는 페드로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이별을 통보한다. 이에 상처를 받은 페드로는 하비에와 소냐 커플에게 찾아가 위로를 구한다. 페드로와 하비에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 그러나 더욱 놀랄 만한 일은 파울라에게 생긴 새 남자가 하비에라는 사실. 페드로와 헤어진 파울라는 하비에에게도 소냐에게 어서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지만 하비에는 그럴 때마다 변명만 늘어놓을 뿐이다. 파울라에게 앙심을 품은 페드로가 사립탐정을 고용해 파울라의 새 남자친구에 대해 조사하고, 페드로의 변명에 질린 파울라가 직접 소냐를 찾아가면서 네 남녀 사이의 애정 전선은 급속도로 꼬여만 간다. 네 남녀는 점점 복잡해지는 관계 속에서 서로의 짝을 바꿔 밀애를 즐길 정도로 급진적이지만(?), 영화자체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가볍다. 남녀의 연애나 성 정체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꼬집는 재치 넘치는 대사와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다양한 뮤지컬 장면이 영화를 즐겁게 끌고 가기 때문이다. 특히 네 남녀가 서로 둘러대는 거짓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하비에가 소냐가 레즈비언과 바람이 났다고 오해하는 부분이나 하비에가 이를 확신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정황을 근거로 끌어들이는 장면은 폭발적인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애정전선이 꼬이고 꼬이는 만큼 복선과 암시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 2002년 스페인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영리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결국에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얄팍한 것인가를 드러내는 영리한 유머가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