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유럽行 '정중동' … 獨-佛에서도 관심 보여

[프레시안 스포츠]최종윤곽은 8월 결정될 듯

2006 독일 월드컵이 펼쳐지기 전 과연 국내에서 뛰고 있는 태극전사 가운데 누가 해외리그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제시됐다. 그 때마다 나왔던 얘기는 이천수의 유럽 재도전이었다. 현재로서는 컨디션이 가장 좋은 이천수의 유럽행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었다.
  
  비록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천수에 대한 평가는 괜찮았다. 토고 전에서 터뜨린 자로 잰 듯한 프리킥 동점골은 물론이고, 한국의 중원 플레이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에서도 이천수는 측면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월드컵의 열기가 식어가던 7월 말 이천수의 해외 이적에 대한 소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톤 빌라, 맨체스터 시티와 네덜란드의 명문 클럽 아약스가 이천수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
  
  네덜란드 축구 전문사이트 <풋발존>도 지난 22일(한국시간) 아약스가 이천수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사이트는 "아약스의 헹크 텐 카테 감독은 현재 팀의 윙 플레이들에 불만을 표출했고, 특히 오른쪽 측면을 보강해 줄 선수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천수가 아약스의 오른쪽 측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카드라는 뜻이다. 아약스는 네덜란드 대표 출신이며 아약스에서도 뛰었던 앤디 판데르 메이데도 영입대상으로 선정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에버튼에서 뛰고 있는 판데르 메이데는 정교한 크로스가 돋보이는 윙 플레이어로 알려져 있다.
  
  이천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쓰라린 좌절을 맛봐 유럽 재도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천수의 에이전트사인 IFA 스포츠도 가장 좋은 조건으로 이천수의 유럽행을 성사시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천수의 유럽 진출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빨리 이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현재 유럽 클럽들의 스카우트나 구단 관계자들의 관심은 '승부조작 스캔들'로 많은 스타들이 탈출하고 있는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집중돼 있다. 또한, 유럽 클럽들의 관계자들 중 상당수는 리그 개막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 아시아의 선수들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 관심이 있는 유럽 클럽은 분명 있지만 이천수에 대해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다 2부리그 강등이 결정된 이탈리아 세리에 A리그 클럽에서 다른 클럽으로 이적하는 선수들의 이적료가 평소 값어치보다 낮아져 몸값 부분에서 아시아나 아프리카 선수들까지 평가절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천수가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 중 한 명인 것은 분명하지만 유럽 축구 시장의 분위기는 그의 편이 아니라는 뜻이다.
  
  유럽에서 활동 중이며 유럽 축구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월드컵이 펼쳐지기 전부터 이천수에 관심을 보인 유럽 클럽들은 매우 많았다. 이미 보도된 잉글랜드, 네덜란드 외에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도 연락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리그 수준이나 팀 수준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이적료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이천수 선수가 제 자리를 잡기에 유리한 팀을 고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유럽 클럽과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8월 초나 중순 정도는 돼야 이천수의 이적에 대한 확실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