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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한반도

감독 강우석 출연 조재현, 차인표, 안성기, 문성근, 강신일 제작 KnJ엔터테인먼트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147분 | 2006년 상영관 CGV, 메가박스, 대한극장, 서울극장 강우석 감독의 신작 <한반도>는 일단 설정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현실과 달리) 비교적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남한의 대통령(안성기)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백일섭)이 경의선 철도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이 영화의 시작이다. 하지만 남북화해무드에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이 과거사를 빌미로 이에 대해 내정간섭을 시도한다. 경의선 철도에 대한 소유권한을 과거 고종이 일본에게 완전히 넘겼다고 주장하는 것. 뜻하지 않게 정치외교적 암초에 부딪힌 남한의 대통령은 우연히 알게 된 외골수 사학자(조재현)를 내세워 과거의 계약이 거짓임을 밝히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시 문서에 찍힌 고종의 국새가 가짜임을 증명해야 한다. 외교현실론을 내세우는 국무총리(문성근)는 그런 대통령이 내심 못마땅하다. 나라 안에서는 바야흐로 국새를 찾는 전쟁 아닌 전쟁이 시작된다.
한반도 ⓒ프레시안무비
영화 <한반도>는 전작인 <실미도>의 흥행 여파에다 남한과 일본 구축함이 한일해협에서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을 벌인다는 이야기라고 알려지는 바람에 할리우드형 블록버스터 밀리터리 액션영화쯤으로 오해를 받아 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보다는 국새의 존재를 놓고 남한 내부의 이런 저런 인사들이 음모와 배신극에 휩싸이는 일종의 액션스릴러에 가깝다는 것이 드러난 상태다. 기대와는 사뭇 다른 영화가 나온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나리오 개발과정에서는 그럴 듯한 소재와 설정으로 보였던 여러 이야기가 영화가 완성될 쯤에는 현실 뉴스와 신문보도를 통해 늘상 경험한 이야기로 둔갑해 버렸다. <한반도>를 두고 이래저래 불운이 겹쳤다는 얘기가 나온 건 그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반도>의 이념적 좌표에 대해서도 설왕설래, 말들이 불거져 나왔다. 지나친 국수주의, 우파 민족주의, 파시즘의 또 다른 변형 등등 영화를 두고 벌어진 이념적 공세는 그 파고가 만만치 않다. 실제로 일본과의 한판 싸움에 모든 국가적, 민족적 운명을 '올 인'하는 이야기 구조는 일견 지나치게 단순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주적을 북한에서 일본으로 바꾼 것 외에 그 내면의 이념적 정서는 우파 보수주의와 일맥상통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간의 대립각에 좀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는 일본과의 싸움보다는 우리 내부와의 싸움에 좀더 치중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한반도>가 개봉 전부터 이념적인 면에서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게 된 데는 영화가 두가지의 이야기 축에서 혼선을 나타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간 권력싸움을 한편으로 국새를 찾으려는 사학자와 이를 막으려는 국가정보원 직원(차인표) 간의 대립으로 진행된다. 영화가 좀더 명료해지기 위해서는, 두 갈래의 이야기 구조를 하나로 통합하거나 둘 중 하나의 비중을 좀더 강화하는 쪽으로 갔어야 했다. '대통령-국무총리 갈등'의 이야기를 좀더 구체화시키는 것이 옳았다. 양적으로 두 이야기의 평형을 맞추려 했던 것이 오히려 영화에 대한 시선을 분산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온 데다 궁극적으로는 영화의 이데올로기적 혼란으로 나타나는 결과가 초래됐다. 영화 <한반도>는 따라서, 민족주의조차 극단적 상업주의로 활용하려 했던 의도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상업주의의 전형적 틀을 깨려 했던, 의도하지 않은 '작가주의' 때문에 해석이 불투명해진 작품이되고 말았다. 그 해석의 공은 관객들에게 넘겨진 상태다. 이 영화가 개봉 이후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지는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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