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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선,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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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선,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우파 후보, 0.57%포인트차 1위…좌파 진영 "소송하겠다"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반전을 거듭하며 혼란 양상을 보이던 멕시코 대선에서 승리의 여신은 일단 집권당인 국민행동당(PAN) 펠리페 칼데론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멕시코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이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펠리페 후보의 승리를 확인했다.

공식 개표 마감…예비검표 결과대로 칼데론 후보 당선

예비검표에서 시작해 재검표까지 거치는 가운데 당선 유력자가 몇 번이 뒤바뀌는 혼전을 거듭하던 멕시코 대선의 공식 개표 결과는 끝내 예비검표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그러나 당선자와 2위의 차이는 0.57%포인트, 즉 약 22만 표였다. 2위에 머문 좌파 민주혁명당(PRD)으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결과다.
▲ 혼전을 거듭하던 멕시코 대선의 승자는 일단 집권당의 펠리페 칼데론 후보로 확정됐다. ⓒ EPA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소별로 집계된 후보자 득표현황 보고서를 정밀 점검해 다시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공식개표 절차를 마감한 결과 칼데론 후보가 35.88%, 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35.3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체 투표소 중 98.45%를 집계한 '예비적 선거결과 프로그램'에서 칼데론 후보가 1.04%포인트 차이로 1위에 올랐지만 다시 이뤄진 공식 재검표에서는 초기부터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1위를 유지하며 한때 '좌파 후보의 당선 유력'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예비검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던 가운데 재검표가 98% 완료된 시점부터 칼데론 후보가 다시 1위로 진입, 결국 최종 결과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은 이같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선자의 확정은 선거법상 연방선거재판소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데 좌파 진영이 이미 제소 방침을 밝힌 상태여서 당선자 확정 승인 및 공식 발표가 최대 2개월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의 공식집계가 완료되면 7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연방선거재판소가 선관위로부터 최종 보고서를 넘겨받은 후 선거와 관련한 모든 이의제기를 접수하게 된다. 선거재판소는 여러 이의제기와 자료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다. 최종 당선자에 대한 승인을 마쳐야 하는 법적 기한은 오는 9월 6일이다.

좌파 후보 진영, '한 장 한 장' 재검표 주장에 항의 시위도
▲ 좌파 후보인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은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한 장 한 장'씩 재검표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EPA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은 선거결과에 불복하고 법정 제소를 비롯해 국제기구에도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항상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이지만 동시에 시민의 뜻을 지켜내야만 한다"며 "우리는 이번 결과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연방선거재판소로 갈 것이고 모든 투표지의 재개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승리했고 법정에서 이를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좌파 진영이 요구하고 있는 4100만 장에 달하는 전체 투표용지 '한 장 한 장'에 대한 재검표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이미 루이스 카를로스 우갈데 선관위원장은 "첫 개표가 이뤄져 이미 봉인된 투표함을 다시 여는 것은 명백한 집계 오류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며 다시 재검표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그는 또 "(PRD 진영의) 투표용지 재검표 요구는 첫 개표 작업에 참여한 시민 수 만 명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대선 실시 후 1주일 내에 최고 선거법원에 개표결과를 제출하는 업무만 할 뿐인 선과위의 임무를 오늘 종료한다"고 말했다. 재검표 결정은 선관위의 임무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이번 대선에서 3위의 득표율을 얻은 제1야당 제도혁명당(PRI)도 개표 결과를 수용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데에다가 재계도 재검표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칼데론 후보는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 자신이 집권하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각료로 기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아까운' 패배에 좌파 진영이 쉽게 굴복하지는 않을 분위기다.

PRD의 지지자들은 8일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노동자연맹(UNT)을 비롯한 다양한 시민단체들도 이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선거 이후 선관위의 당선자 발표까지 최종 승자를 누구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던 대선은 일단락됐지만 멕시코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좌파 진영의 힘이 칼데론 지지자를 뛰어넘지 못했다"

<AFP> 통신은 미국은 멕시코 대선 결과가 최근 몇 년간 남미에서 불고 있는 좌파 정권 바람을 잠재워주기를 바라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자신이 정권을 잡으면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그러나 선거재판소가 선관위의 공식 개표 결과를 그대로 수용해 칼데론을 최종 당선자로 승인한다면 좌파 정권의 집권을 우려하던 미국에게는 한 시름 놓는 일이 되는 셈이다.

두 후보의 득표율은 0.57%포인트라는 아주 근소한 차이지만 22만 표라는 차이는 쉽게 뒤집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멕시코 몬테레이 대학의 한 정치 평론가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북미는 나라의 부를 위한 좋은 파트너"라며 공업국가인 멕시코의 여러 요소는 PAN의 사상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가중되는 경제난에다 지난 2000년 이후 힘을 잃어가고 있는 제1야당 PRI에 환멸을 느낀 많은 유권자들이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결국 이들의 힘이 칼데론의 지지자들을 뛰어넘지는 못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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