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군중과 야당의 총리 사임 요구에 맞서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가 꺼내들었던 '조기 총선' 카드에 대해 결국 태국 헌법재판소가 '무효' 판결을 내렸다.
파이분 와라하파이툰 태국 헌재 대변인은 8일 오후(현지시간) 헌재 판사 14명 중 8명의 찬성으로 탁신 총리가 의회와 내각을 해산하고 지난 4월 2일 조기 실시한 총선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총선 무효 결정'에 반대한 판사는 6명이었다.
헌재는 또 판사 9명의 찬성으로 새 총선 실시를 결정했다. 파이분 대변인은 새로 실시할 총선의 날짜는 헌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탁신 총리는 야당을 비롯한 국민들의 '총리 사임'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 2월 24일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3년 앞당겨 조기 실시한다고 밝혔으며 총리의 이 계획에 야 3당은 총선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야당의 불참 속에 치러진 총선은 예상대로 탁신 총리의 집권당인 '타이 락 타이(TRT)' 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당시 야당과 반(反)총리 세력의 주도로 '반탁신' 의지의 표현으로 기권표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총선 후 국립 탐마삿 대학의 법대 교수와 태국 선거감시 시민단체인 'P-네트'는 총선 날짜가 불공정하게 정해졌으며 집권당인 TRT가 돈선거를 했다는 이유로 총선 무효소송을 냈다. 이에 따라 헌재가 위헌 심리를 벌인 것.
이 외에도 총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새로 도입한 기표소가 다른 사람이 투표하는 과정을 쳐다볼 수 있는 형태여서 헌법에서 규정한 비밀선거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별도의 소송도 제기된 바 있다.
헌재의 새 총선 실시 명령이 발표되면 태국 정국은 새로운 선거전으로 분주해질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난달 초 총리 연임 거부 의사를 밝힌 탁신 총리의 조기 정계복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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