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의 시한으로 못 박은 28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8일 안보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될 보고서의 내용을 놓고 벌인 이란과 IAEA의 막판 회담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난 가운데 미 하원은 26일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이처럼 28일 '데드라인'을 앞두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압박의 강도가 연일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이란 지도부도 '강경'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이란 대통령 "핵활동은 합법적 권리…포기는 없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는 만약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미국도 손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란 관영 <테헤란 TV>가 26일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미국인들은 그들이 이란을 침략하면 전 세계에 존재한 미국의 이익도 해를 입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또 "이란은 어떤 공격에도 두 배로 응수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는 최근 여기 저기서 흘러나오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하메네이는 그러나 "이란과 이란 관리들은 평화를 추구하며 이란은 그 어느 누구도 침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이날 유엔 안보리의 핵 프로그램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점점 고조되고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는 합법적이고 양도할 수 없는 우리의 권리를 조금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국제기구가 우리의 합법적인 권리를 존중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겠지만, 그들이 우리의 권리를 부정하려한다면 우리도 그들의 결정을 유효한 것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는) 이란을 핵 보유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28일 IAEA 보고서 제출 기점으로 미국은 압박 더욱 강화할 듯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이란과 IAEA 관계자들이 만나 28일 제출될 보고서의 내용을 놓고 회담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핵 시설 등을 사찰한 뒤 작성된 이 보고서는 이란이 유엔 안보리의 우라늄 농축 동결 요청은 물론 IAEA의 정보제공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한 비판적 내용이 담겨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28일 보고서 제출 시점을 기준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실현시킬 계획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은 무력 사용까지 허용한 유엔헌장 제7조에 따른 결의안을 안보리가 채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더욱이 이날 미 하원은 이날 이란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폐기가 입증될 때까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도록 하는 이란 제재강화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미국의 '이란 숨통 조이기'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
일리나 로스-레티넨 의원(공화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이란의 WMD 획득에 도움이 되는 물품이나 기술을 이란에 수출하거나 제공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반면 이란 내 민주화운동 단체나 인권 단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지원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압박'과 '내부 붕괴 유도'를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속셈이다.
이 법안은 이날 397대 21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됐으며 상원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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