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책임총리제 기조 유지"

"당분간 국무회의 참석…내 역할은 제도와 혁신"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한명숙 신임 총리와의 역할분담 문제와 관련해 이해찬 전 총리 때와 마찬가지로 '책임총리제'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무회의 당분간 참석…책임총리제는 유지" ** 
    
노 대통령은 이날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국무위원 재원배분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외교, 안보 집행과정은 대통령이 관장하고 (정부) 기관, 재원(관리), 인적자원 배분 문제는 총리와 협의해 처리하고 있다"며 "대개 이런 기조 위에서 앞으로 국정이 운영돼 나갈 것"이라며 "이 점을 참고해 달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대통령이 꼭 관여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 외에는 청와대를 총리를 보좌하는 기관으로 운용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나도 국무회의에 당분간 참석하겠지만 기본 원칙은 이전과 같이 간다. 이 전 총리 때와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며 "그동안 해 왔듯이 앞으로도 총리실은 물론이고 청와대 참모진들도 직접 총리를 보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참석해도 내가 가지게 되는 안건은 시스템에 관한 것"이라며 "직접 정책에 관한 문제는 총리가 주재해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하겠으며 나중에 봐서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고, 참석하더라도 나는 제도, 혁신에 관한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한 총리가 하루속히 실질적인 내각 장악력을 확보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힘 실어주기'로 풀이된다. 하지만 '역할분담'을 전제로 노 대통령이 당분간 국무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혀 국정현안을 직접 관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내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제도와 문화로, 일처리 내용 보다 일처리 시스템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직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 국무회의 참석이 총리의 역할 축소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월요일에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의 안건도 대체로 일하는 제도, 일하기 위한 제도, 절차, 과정, 문화 이런 것에 대해 주로 토의하고 결정하고 그것을 각 부처로 확산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에도 그러하듯 외교, 안보, 통일 같은 주제에 관해서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직접 관장하고, 총리를 거치지 않고 제가 바로 처리한다"면서도 "그러나 그에 포함되는 재원, 제도 같은 것은 큰 틀 속에서 같이 총리가 여전히 관여할 여지가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