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정몽구 회장이 2일 오후 전격 출국해 출국 배경을 두고 의혹의 시선이 따갑다.
특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안기부 X파일', '삼성 대선자금 채권' 사건 수사가 진행되던 중 '건강검진'을 이유로 출국해 장기간 외유를 함으로써 '도피성 출국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던 터였기 때문에 정 회장의 출장 일정에 쏠리는 관심이 뜨겁다.
정 회장은 2일 오후 5시45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 회장의 출국은 공항 도착에서 탑승까지 20분 정도밖에 안 걸릴 정도로 급박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의 출국에 대해 현대차 측은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및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 부지 예정지를 방문하는 한편 미국 현지판매를 점검하기 위한 출장이며 '우드로 윌슨상' 수상이 예정돼 있다"며 "1주일 일정"이라고 밝혔다.
***시상식 27일? 편도 항공권? 정몽구 회장 '장기체류' 의혹 봇물**
하지만 '우드로 윌슨상'은 오는 27일 시상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1주일 안에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또한 정 회장은 대한항공 1등석을 이용해 출국하면서 돌아오는 항공편을 예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장기체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도 정 회장의 출국을 전혀 몰랐다는 눈치다. 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 출국과 관련해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출국금지 대상이 아니었으나 그룹 총책임자로서 수사선상에 오르고 있었음을 감안할 때 정 회장의 출국에 다소 당황하는 눈치다.
검찰은 "현대차 관련 수사는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 회장의 해외 체류가 장기화될 경우 수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검찰이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하게 될지의 여부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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