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이 3주째로 접어든 19일 저녁, 서울 도심에 '전쟁 반대', '파병 반대'를 외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한 뒤 처음 열린 반전집회였다.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민중행동 등 단체들은 이날 서울 종로 서십자각 앞에서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평화행동'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과 무대 사이에는 붉은 장미꽃이 올려진 책가방과 182개의 촛불이 놓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초등학교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학생과 교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연단에 선 전지예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공동대표는 "불법 침략을 벌인 미국이 세계 각국에 파병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이) 불법 침략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새벽 미일 정상회담, 오는 25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예정돼 있다. 두 회담 이후 파병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모른다"며 "한국 정부가 파병 거부를 결단할 수 있게, 국민들이 더 크게 파병 거부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은정 전국여성연대 공동대표도 "미국이 전쟁을 일으켜 놓고, 그 대가를 전 세계로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쟁은 멀리서 시작됐지만, 파병은 우리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전쟁 말고 국민과 평화를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전쟁을 보며 주식을 떠올리는 세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신재욱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활동가는 "방산주 강세 기사와 폭격으로 사망한 이들의 묘지 사진을 담은 기사가 나란히 있는 걸 보며 참담했다"며 김승연 한화 회장이 '어서 타'라고 말하는 장면을 담은 방산주 관련 인공지능 합성 밈과 이에 대한 댓글도 "끔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보며 전쟁에 대한 책임성이 시민에게도 있다는 말을 조금 실감했다"며 "평화운동단체들은 방위산업이란 말을 쓰지 않기 위해 무기산업이란 말을 쓴다. 기술 발전과 경제를 내세워도 무기의 목적이 살상과 파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전쟁과 파병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김미혜 씨(28)는 "지금 이 전쟁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왜 트럼프가 벌이는 전쟁에 파병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원준 씨(40)도 "20대 군인 청년들이 전쟁에 나가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정부가 자신있게 대변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여 인원을 15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오는 28일에도 서울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전쟁과 파병에 반대하기 위한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6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수행해 19일 발표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3.9&%)에서는 응답자 60.9%가 한국 해군의 호르무즈 파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찬성 응답은 34.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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