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이 '해수부의 새만금 보고서' 공개를 막고 있다"

강기갑 의원, 의혹 제기…"총리실은 '환경부 보고서'도 묵살"

국무총리실이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로 인한 환경파괴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돼 주목된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양수산부가 새만금 4차년도 보고서의 국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해양부가 '국무총리실 및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이유로 제출을 미루는 것은 공사가 끝나는 시점까지 총리실이 보고서를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총리실이 새만금 물막이 공사로 인한 환경파괴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은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국민회의'가 총리실이 지난 2004년 환경부의 새만금 보고서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된 데 이어 두 번째 총리실 관련 의혹이다.

***해수부, 2차례나 보고서 제출 요구 거부**

강기갑 의원 측에 따르면 '새만금 해양환경 보전대책을 위한 조사연구 4년차 보고서'를 지난달 28일까지 제출해달라고 해수부에 요청했으나, 해수부가 "국무총리실에 관계부처 회의 소집을 요청했으며 오는 4일까지 논의해 결정하겠다"며 응하지 않았다.

강 의원은 해수부에 두 차례나 이 보고서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의 제출 요구는 해수부가 대법원 재판 계류를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강 의원이 신임 김성진 해수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자 김 장관은 "원칙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며 공개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해수부는 또다시 강 의원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해수부의 4차년도 보고서 내용이 새만금 마지막 물막이 공사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총리실이 마지막 물막이 공사에 심대한 영향을 줄 보고서를 공사가 끝나는 시점까지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노무현 정부는 매년 30억 원이나 되는 국민의 혈세로 작성한 보고서의 은폐를 중단하고 즉각 공개하여 국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새만금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또 "4월 임시국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관련법에 따른 고발과 감사원 감사, 국회 국정조사 요구 등을 통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숙 총리 지명자, 새만금 문제에 어떤 입장 보일까**

한편 총리실의 새만금 보고서 은폐의혹은 재임 당시 새만금 물막이 공사로 인한 생태계 훼손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던 한명숙 전 환경부 장관이 총리 지명자가 됐다는 점에서 사태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장관은 2003년 봄 환경부에 새만금 물막이 공사로 인한 환경파괴 문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환경부는 2004년 6월 이 보고서를 총리실에 보고한 바 있다.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국민회의'는 이 보고서가 생태계 훼손을 우려하는 내용 때문에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 의해 묵살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총리실은 "새만금 사업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영향에 대한 조사는 해양수산부가 하는 것이 타당하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중 4회만 실시된 환경부의 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고 환경부의 내부 참고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며 이같은 의혹에 대해 부인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지난 16일 "새만금 간척 사업계획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만한 명백하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며 정부 측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