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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월드] 형사 Due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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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월드] 형사 Duelist

감독 이명세 | 출연 하지원, 강동원, 안성기 | 시간 111분 화면비율 애너모픽 2.35:1 | 오디오 돌비디지털 5.1 & DTS 출시 엔터원 이명세 감독은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난 내 자신에 대한 정신분석을 한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한다. 모든 것은 나 자신부터 시작되는 거니까." 이런 얘기도 했다. "영화 감독은 깡패다. 영화 감독은 예술가이고 예술가는 깡패이기 때문이다. 예술이 전복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영화 감독은 자신이 하는 예술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철학자다." 이렇게도 말했다. "한국은 지금 영화뿐만 아니라 대중 문화 전반에 철학이 없다. 세련된 미는 미학적인 고민 속에서만 나온다. 영화도 그런 근본적인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영화 감독은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다."
<형사> DVD에는 영화 <형사> 그 이상이 담겨 있다. 영화 본편 외에도 4시간이 넘는 분량의 서플먼트가 들어있다. 본편 영화의 두 배가 넘는 내용이다. 세트 제작 과정이 담긴 '고증 너머…', 두 주연배우 강동원과 하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슬픈 눈, 남순, 그리고', 메이킹 필름이 담긴 '조선, 어느 사랑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명세 감독에 관한 다큐멘터리 '조선 느와르'가 실려 있다. <형사> DVD는 무려 석 장으로 구성돼 있다. <형사>는 이처럼 할 말 많은 영화다. 그건 <형사>의 이명세 감독이 할 말이 많은 사람인 탓이다. 하지만 이명세 감독은 말이 아니라 영화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형사>는 흔한 기승전결 구조를 따르지 않고 두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 움직인다. 그것은 이야기를 극복하려는 이명세 감독의 도전이었다. 하지만 관객과 평단, 양쪽으로부터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명세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구태여 변호하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영화로, 영화 현장의 모습으로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형사> DVD에 수록된 서플먼트들은 <형사>라는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자료가 된다. 특히 '조선 느와르'가 그렇다. 이명세 감독은 '조선 느와르'에서 그가 앞선 인터뷰에서 밝혔던 모든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배우에게 연기를 요구하기 전에 자기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먼저 고민한다. 하지만 이명세 감독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 때론 추상적이란 걸 안다. 심지어 배우 안성기는 현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니… 여기서 그렇게 철학적으로 얘기하진 말고." 하지만 이명세 감독은 그런 철학적인 생각을 포기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명세 감독은 영화의 철학을 고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명세 감독은 <형사>에서 영상으로 만든 사랑의 시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힌다. 이명세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가 무엇을 어떻게 고민했는지는 '조선 느와르'가 잘 보여준다.
형사 Duelist ⓒ프레시안무비
영화 그 자체가 전부인 영화가 있다. 그러나 <형사>는 2시간 분량의 상영 시간이나 눈에 보이는 화면 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다. 그건 이명세 감독이 스스로 영화를 통해 진화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출연했던 박중훈은 '조선 느와르'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명세 감독은 정말 자기가 원하는 걸 그대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이빨 두 개만 보이게 하라고 요구한다." 영화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는 "이명세는 지독한 감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명세는 "더 지독한 사람도 많다"고 반박한다. 이명세 감독은 "한국의 영화 감독을 한다는 것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이다. 한 번 몰락하면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고백한다. <형사>는 분명 완벽한 영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형사>DVD는 영화가, 한 사람의 감독이 무엇을 바라보고 어디로 가는지를 체험하게 해주는 또 한 편의 거대한 영화다. <형사> DVD가 어떤 의미에서는 영화 <형사>보다 더 극적인 느낌을 주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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