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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롯데와 결별…요미우리행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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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롯데와 결별…요미우리행 임박

[프레시안 스포츠]이승엽, 마쓰이 등번호 달 수도

이승엽이 롯데 마린스와 결별했다.

일본 스포츠지 〈닛칸스포츠〉는 18일 "이승엽의 롯데 탈퇴가 17일 확정됐다"며 "이승엽이 열망하는 요미우리(巨人)로의 이적은 사실상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의 대리인인 미토 변호사는 17일 구단에 "롯데와의 협상을 중지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롯데의 세토야마 구단 대표는 "유감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며 "투수 위주로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롯데는 2년 계약이 만료된 지난 시즌 종료 뒤부터 이승엽과의 계약 연장을 희망했다. 롯데는 연봉 2억5000만 엔을 제시했다. 하지만 수비 기회 보장을 내세운 이승엽 측과 롯데의 협상은 결렬됐다.

롯데는 지난 시즌에 팀 내 최다인 30홈런, 82타점을 기록한 이승엽과의 재계약에 실패했고, 좌완 투수 세라피니도 오릭스로 떠날 가능성이 짙어 전력저하가 우려된다.

지난 13일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이승엽은 롯데와의 결별로 요미우리행이 확실시된다. 이승엽은 요미우리 입단이 확정되면 도쿄에서 입단식을 한 뒤 이달 말 규슈 미야자키의 요미우리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은 이승엽의 입단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석간 후지〉 신문은 17일 "이승엽이 요미우리의 성역이라고 할 수 있는 등번호 55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까지 했다.

삼성에서 이승엽과 1년 간 동료로 지낸 요미우리 2군 불펜포수 유환진은 "이승엽은 5가 붙은 숫자를 좋아한다. 그러나 5번은 외국인 선수 조 딜런이 쓸 것이고 25번도 외야수 가메이가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승엽은 55번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요미우리의 55번은 일본을 대표하는 슬러거인 마쓰이 히데키(현 뉴욕 양키스)가 달았던 번호다. 마쓰이가 뉴욕 양키스로 떠난 뒤 3년 간 요미우리에서 55번을 단 선수는 없었다.

요미우리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마쓰이 외에는 55번을 줄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이의 등번호 55에는 오 사다하루(왕정치, 현 소프트뱅크 감독)의 일본 프로야구 한 시즌 홈런 기록인 55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간 후지〉 신문은 "이승엽은 삼성 시절 아시아 신기록인 한 시즌 56홈런을 기록한 적이 있어 요미우리의 등번호 55를 쓸 만한 대의명분이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명실상부한 일본 프로야구의 최고 명문 팀이다. 요미우리가 기념비적인 일본시리즈 9연패(1965~73)를 달성한 뒤 일본 프로야구에는 '안티 교진(巨人)'으로 불리는 반(反) 요미우리 정서가 절정에 달했을 정도다.

이승엽은 요미우리에서 1루수로 뛸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팔색조' 용병술을 쓰는 발렌타인 감독이 있는 한 롯데에서는 이승엽이 '반쪽짜리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비수 역할을 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이승엽은 외국인 선수 조 딜론과 요미우리의 주전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 야구를 거쳐 요미우리에 입단했던 조성민, 정민태, 정민철은 모두 요미우리에서 실패했다. 한국 선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요미우리에서 이승엽이 연착륙할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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