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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수일 부임한지 한달 뒤 도청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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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수일 부임한지 한달 뒤 도청 파악"

부검 '자살'로 결론…신건 전 원장 구속 부담이 원인인 듯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이 '자살'인 것으로 판명된 가운데, 이 전 차장이 부임한지 한 달 뒤에야 비로소 국정원의 도청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차장에 대한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과 광주 서부경찰서는 21일 "부검 결과 자해나 외부로부터 발생된 출혈, 골절, 장기파열 등의 신체손상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타살로 볼 수 없다"며 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수사당국은 또한 이 전 차장이 고혈압 및 관상동맥 등의 지병이 있었지만 사망 원인과는 무관하고, 사후 혈액 등의 응고로 생기는 '시반'으로 볼 때 20일 오전 10시 이전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이수일 전 차장 부임 1개월 뒤 도청 파악"**

한편 이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부임 1개월도 안 돼 도청이 아니고서는 얻지 못할 정보보고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고 도청 사실을 파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차장은 뒤늦게 도청 사실을 파악하고도 장비 폐기를 주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이 전 차장은 2001년 11월 김은성 전 차장의 후임으로 2차장에 임명됐고, 국정원은 이듬해 3월 도청장비를 모두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의 설명에 따르면 이 전 차장은 3개월 가량 도청장비의 폐기 여부를 두고 고민했다는 것이다.

특히 자살 원인에 대해서는 이 전 차장이 국정원의 도청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직속 상관이었던 신건 전 원장의 구속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심리적 압박에 의해 자살을 결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수일 전 차장, 김은성 전 차장 이어 인적쇄신 인물로 영입**

우선 이 전 차장이 '1개월 뒤 도청 사실 파악' 부분과 관련해, 이 전 차장이 '외부 인사'였음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차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찰의 길을 걸은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며 감사원으로 임명된 뒤 2003년 11월 국정원 2차장으로 전격 발탁된 인물이다.

'진승현 게이트'로 물러난 전임 김은성 전 차장이 중정시절부터 정보기관에서 잔뼈가 굵어온 '정보맨'이었던 반면 이 전 차장은 '외부 인사'였기 때문에 국정원 내 운신의 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정원은 각종 게이트에 김은성 전 차장 등 내부 인사가 계속 연루되자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파격적으로 영입된 인물이 이 전 차장이었다.

결국 이 전 차장은 '국정원 도청'에서 비교적 책임이나 역할이 덜한 상태였으나, 자신이 국정원의 도청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결국 자신이 보좌하던 신건 전 원장이 구속됐다는 심적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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