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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24시 <4> - 김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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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후보 24시 <4> - 김중권

"영남후보론은 국민통합후보론"

김중권 고문의 '후보24시'를 준비하다 들은 이야기가 있다. '참 심심한 하루가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김 고문이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의 인물이라 특이한 행동을 보이거나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다른 후보들 보다 적을 것이라는 뜻이다.

***늘 고구마로 아침을 대신**

김 고문의 북아현동 자택에서 아침 8시에 시작 된 '후보24시'는 늘 고구마로 아침을 대신한다는 김 고문의 독특한 아침식사 모습을 사진찍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아침밥 대신 티스푼으로 고구마를 떠먹는 인물이라면 생각보다 재미있는 면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택부터 취재가 시작된 덕에 부인인 홍기명 여사에게도 몇 가지 질문을 할 수가 있었다.

홍여사에게 김 고문과 결혼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변호사였던 홍여사 아버지의 중매(?)로 당시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변호사 시보로 연수중이던 청년 김중권을 만났고, 첫 데이트 때 결혼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중앙극장에 '템페스트'라는 영화를 함께 보러 갔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비가 내려 "암표를 사서라도 빨리 보자"고 홍기명양이 계속 조르자 김중권군은 "나는 절대 암표는 못 산다"고 말하고 비를 맞아가며 고집스럽게 줄을 서서 표를 끊는 모습을 보고 '연애상대로는 별로지만 결혼상대로는 최고'라고 생각돼서 결혼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서 본 평가를 내려달라는 질문에 홍여사는 "부드럽고 속 깊은 태도 뒤에 아주 강한 성취욕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신앙인으로 성장하여 믿음을 가지고 순종하는 자세도 물론 있지만 진취성도 몸에 밴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 외에도 홍 여사는 김 고문이 93년 일본유학시절 6평 남짓한 방에 혼자 지내며 '경상도사나이'에서 부엌일도 잘 거드는 사람으로 완전히 변화되었다고 말하고, 자녀들이 아버지의 공직생활에 누가 될까봐 늘 조심하면서 긴장하며 성장한 것이 늘 안쓰러웠다고 밝혔다.

***기호2번인 노 고문과 손을 꽉 잡고 덕담 나눠**

식사를 마치고 집을 나선 김 고문의 첫 번째 일정은 9시에 민주당 당사에서 '국민의 정부 출범 4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서 다른 후보들과 함께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선서를 하는 것이었다.

행사장에 도착한 김 고문은 마침 비슷한 시간에 행사장에 들어온 이인제 고문과 서로 인사를 나눈 후 경쟁하듯 여러 당직자, 의원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부탁하고 단상으로 향했다.

김 고문은 지난 주 기호추첨에서 기호 1번이 되었기 때문에 맨 좌측에 앉았고 옆자리의 기호 2번인 노 고문과도 손을 꽉 잡고 덕담을 나누며 영남후보론을 내세우는 후보끼리의 우의를 보여주기도 했다.

기념식은 대선후보 중 두 명이 행사 중간에야 겨우 도착하고 사진기자들이 각 대선후보들을 향해 계속 후레쉬를 터뜨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로 흘러갔지만 김 고문은 단상 위에서 행사 중간에 잠깐씩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근무한 자신의 경력 때문인지 당 정책위원회가 배포한 유인물을 꼼꼼히 읽고 있었다.

기념식이 끝난 후 바로 이어진 경선후보들의 공명선거 선서식을 마친 김 고문은 다시 여러명의 당료, 당원 등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부탁했고 당사를 떠나기 직전에 모 의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그 쪽으로 끝까지 갈 것"이냐고 묻고 "미안하지만 그래야 될 것 같다"는 그 의원의 대답에 "그럼 그분을 잘 도와드리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건내고 당사를 나왔다..

***'오케이 제이케이 김중권입니다'에서 '기호1번 김중권입니다'로**

오전 10시경 당사 근처 정우빌딩에 위치한 여의도캠프에 도착 선거조직과 관련된 인사들과 별도의 모임을 잠시 가지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했다.

여의도캠프는 기호1번으로 정해졌다는 사실에 상당히 고무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장 캠프의 전화응답 문구도 이전의 '오케이 제이케이 김중권입니다'에서 '기호1번 김중권입니다'로 바뀌어 있었다.

캠프측 관계자들은 곧 있을 KBS의 후보 간 텔레비전 토론회도 김 고문과 여러 면에서 성격이 대비되는 후보들과 맞붙을 수 있게 조 편성이 잘 되었다며 흡족해 하는 분위기였다.

김 고문은 서대문 캠프로 이동하기 직전에 캠프입구를 장식할 포스터를 어떻게 붙여야 좋을지 참모들과 잠시 의논하고 눈에 잘 보이게 신경 쓸 것을 당부하며 캠프를 떠났다.

김 고문이 서대문 임광빌딩에 있는 또 다른 캠프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경이었다.

김 고문은 3개의 선거캠프를 운영중인데 원래 김 고문의 변호사 사무실이던 서대문캠프는 정책과 기획 홍보 등을 담당하고 있고 여의도캠프는 공보와 조직을 담당하며 동교동의 또 다른 캠프는 주로 사이버홍보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동교동캠프는 몇 일내로 정리하고 다른 곳과 합쳐 캠프 사무실은 2곳으로 줄일 계획인데 두 곳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이유는 체계적으로 분리된 캠프업무를 지향하기 위해서 라고 한다.

김 고문은 오후에 예정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넷 토론회가 있기 전까지 모의인터뷰 형식으로 연습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보좌관들은 김 고문에게 이런 여유 있는 시간이 요즘 들어 굉장히 드물다고 말했다.

***주변의 말을 다 듣고 결정하는 스타일**

12시 반 경에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근처 한식당으로 가는 길에 동승한 김 고문의 차안이 가죽시트도 없고 출고 때 모습 그대로 별다른 장식이나 인테리어도 없는 점이 특이해 왜 이런 식으로 카 인테리어를 했는지 질문하자 김 고문은 살짝 웃으며 "그냥 이게 편해서"라고 짧게 답했다.

이동중에 최근 문제가 된 제주지사의 성추행사건에 대한 의견을 묻자 무슨 일인지를 재차 묻고 수행원에게도 확인하는 모습이 사건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나게 했는데 대처방안에 대해서는 "피해자 말이 맞다면 (지사는) 말도 안돼는 짓을 한 것이고 공천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의견을 확실히 표시했다.

함께 식사하는 중에는 이번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 판정시비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는데 김 고문은 "위로 편지를 김선수에게 이미 보냈다"고 말하고 "호주심판도 문제가 많았는데 미국에 비해서 실제로 판정을 내린 호주 심판에 대해서는 왜 말이 적은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두 차례 질문에 대한 김 고문의 대답방식에서 그의 스타일이 아는 것도 모르는 것처럼 살짝 물러나서 주위 말과 의견을 듣고 결정하는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DJ에게 대통령후보 제안받은 일 있는지" 묻자 웃음으로 긍정**

잠시 두 사람만 있게 된 틈을 타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혹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영남대권, 호남당권의 핵심인물로 대통령후보를 제안 받은 일이 있는지 묻자 김 고문은 "대통령께서 당적도 버리고 애쓰는데 지금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대답을 회피하다 '김심'을 다시 물으며 "아니라는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언급하자 김 고문은 말없이 웃으며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점심식사 때 김 고문은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혼자서 살짝 감사기도를 드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식사 후에도 김 고문은 3시 경까지 계속 앞으로 있을 토론회에 대비한 준비를 계속했다.

기자는 주변 사람들의 김 고문에 대한 평판을 물어보았다. 1층 경비실 직원들은 김 고문을 "아주 서민적이고 인사를 잘 하는 분"이며 "뭐를 맡으셨을 때나 늘 똑 같은 모습이라 호감이 간다"고 이야기 했다.

오후 3시 30분경에 참석할 예정이던 문화일보 토론회는 서대문 로터리에서 길이 막혀 약간 시간이 지체되었다. 인터뷰 직전 문화일보 고위간부와의 담소 중 김 고문은 일부 후보의 세몰이와 조직선거 행태에 대해 장기적으로 대선에서 민주당에 끼칠 악영향을 걱정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오프 더 레코드"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과거로 지금을 보기보다는 현재로 미래를 볼 것"**

문화일보 토론에서 김 고문이 주장한 내용 중 주목할 것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주당 후보로서의 정체성 시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표명한 것이었다. 김 고문은 '과거로 지금을 보기보다는 현재로 미래를 볼 것', '민주당이 시작 할 때 그 정강과 정책에 동의한 모든 세력은 동지라는 믿음으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1만원으로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일본 유학시절의 자취 경험으로는 떡볶이"라고 답변을 해 토론에 참가한 네티즌들을 웃기고 토론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도 했다.

토론이 끝난 후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며 한 기자가 젊은 네티즌들과의 토론회가 기자와의 인터뷰보다 더 쉽지 않았는지 소감을 묻자 "기자를 만나면 답하지 않아도 서로 알고 지나가거나 무슨 의미인지를 이해하기 쉬운데 비해 젊은 네티즌들은 상대하기가 더 어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6시쯤 서대문캠프로 돌아온 김 고문은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나서 7시부터 목동에 있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프로그램과의 생방송 인터뷰를 위해 서둘러 이동했다.

***"영남후보론은 국민통합후보론"**

오후 7시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 프로그램 맨 처음 시작부문에 '김중권 지지자의 발언'이라는 코너가 준비 되어 있었지만 캠프 측에서 미처 준비하지 못해 방송되지 못했다.

김 고문은 이날부터 시작 된 공공노조파업과 관련하여 구조조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히고 이는 "공공복리를 해치지 않고 경영의 민영화를 이루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영남후보론은 '민주당 영남후보론'이고 더 나아가서 동서화합을 이루는 국민통합후보론의 성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방송을 끝내고 CBS 관계자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고 나서 불교방송국과 인터뷰를 녹화하기 위해 출발했다.

김 고문보다 다소 일찍 떠난 기자 일행은 불교방송 17층 스튜디오에서 대기 했으나 방송직전에야 김 고문일행이 도착했다.

오는 길에 시간이 잠시 남아 목동과 마포사이에 있는 여의도캠프에 다시 잠깐 들렀다 오는 길이라는 것이었다.

한 수행원은 "김 고문이 어떤 행사나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하는 습관이 있다"고 귀띔 했다.

***"인위적인 통합을 바라지 않고 경선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길 소망"**

오후 9시부터 녹음된 '민주당 대선주자 대담'프로그램은 26일 아침에 출연하는 생방송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다음 날 일정 때문에 미리 녹음을 하게 되었다.

김 고문은 이 인터뷰에서 자신이 'DJ 비자금 20억 프라스 알파' 덕에 비서실장 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DJ와의 인연은 5공 때 국회의원 시절부터 이어온 것임을 밝혔다.

또 민주당 대선후보의 통합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통합을 바라지 않고 경선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자신의 뜻을 확실히 밝혔다.

이날 김 고문을 인터뷰하거나 취재했던 언론인들은 "대통령자리가 연습 삼아 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그의 말은 확실히 맞는 말이고 김 고문은 대통령 직이 어때야 하는 지도 잘 아는 사람인 것은 사실"이라고 평했고 "실제 이번 대선경선에서 그의 목표는 대권이 아니라 중앙무대의 거물정치가로 입지를 굳히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는 의견도 있었다.

***"대통령은 5년 동안 잠을 제대로 못자는 자리"**

불교방송의 녹음으로 하루일정을 모두 소화한 김 고문은 기자와 차내에서 간단한 인터뷰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김 고문은 "너무 뒤늦게 나왔다는 의견이 있다"고 묻자 "대표위원 때 까지도 (출마할) 생각이 분명 없었다"고 언급하고 경선에 뒤늦게 뛰어든 이유에 대해 "동서의 깊은 반목을 해결하고 개혁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권재창출을 해야 하는데 결선에서 이길 대안이 당에 없어서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대통령 출마를 한 각오를 묻자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김 고문은 조용한 어조로 "실제 대통령 자리는 혈기나 멋으로 하는 자리가 아니라 고난과 가시밭길의 연속인 형극 같은 곳"이라고 말하고 "5년 동안 단 하루도 잠을 제대로 못자고 늘 나라의 모든 문제를 짊어지는 자리를 어떻게 여기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다음날 아침 8시 30분 비행기 편으로 경북과 부산에 갈 예정이라 10시경에 귀가하려던 김 고문은 계획을 바꿔 잠시 서대문사무소에 들러 하루를 정리하고 가기로 했다. 수행원은 "각 분야 정책에 대해 좀 더 연구할 게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하고 더이상 특별한 일정은 따로 없다고 덧 붙였다.

김 고문과 서대문캠프 앞에서 인사를 하고 헤어져 나오다 돌아보니 수행원에게 "피곤할 테니 어서 먼저 가"라며 재촉하는 김 고문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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