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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경 靑비서관, 이상락 의원 구명 촉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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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경 靑비서관, 이상락 의원 구명 촉구 논란

"소극적 거짓말, 당원들 나서 대법원에 탄원서 넣어야"

노혜경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최근 학력 허위기재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인 열린우리당 이상락 의원(경기 성남 중원)의 집단구명 운동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혜경 "이럴 땐 청와대 근무하는 게 부담스럽다"**

노 비서관은 지난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아무도, 하려는 사람 아무도 없나?'라는 글을 통해 "이상락 의원, 그런 고뇌의 뿌리를 견디면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이 자리까지 왔다. 법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잘못이 엄청난 과오라고 주장하겠지만, 이상락 의원이 한 거짓말은 사회가 요구하는 학력의 평균에서 아주 밑도는 것은 아니라는 정도의 소극적 거짓이지 돋보이고 으시대기 위한 적극적 거짓말이 아니다"며 "열린우리당 당원들이 나서 대법원에 탄원서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비서관은 "이럴 땐 (내가)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예전의 나라면 벌써 행동에 들어갔을 것인데 고작 남 안보는 블로그에서 한탄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부산 외국어대 교수이자 시인 출신인 노 비서관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부산 연제에 출마해 낙선한 뒤 지난 8월 청와대에 국정홍보 비서관으로 입성했다.

***이상락 의원, 학력 허위기재로 징역 1년**

앞서 이상락 의원은 지난 9월 선거법 위반과 위조 공무서 행사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대법원에서도 비슷한 형량이 확정되면 의원직은 상실된다.

이상락 의원은 평소 초등학교 졸업인 학력을 숨기고 "고졸"이라고 밝혀왔다가 지난 1991년 성남시 의원으로 출마, 선관위에 후보자 등록을 할 때 학력란에 주산고 졸업으로 허위 기재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이 의원은 당내 경선 관문을 통과해 총선 후보자로 정식 등록할 때는 학력을 다시 독학으로 기재했으나 선관위 예비후보자 신상정보 공개에는 고졸로 기재했다.

이 의원은 <한겨례 21>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과 관련, "진실을 숨긴 잘못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제 사건을 계기로 학벌사회의 병폐가 줄고 실력으로 인정받는 풍토가 앞당겨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노 비서관이 블로그에 올린 글 전문이다.

***아무도, 하려는 사람 아무도 없나?**

이상락 의원이 학력 허위기재로 고법에서까지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처음 학력 허위기재란 말을 들었을 땐 이 사건이 흔하디흔한 학위 부풀리기 사건인가, 하고 생각했다. 우리당에도 그런 의원이 있다니 조금 실망이다, 정도의 소회가 있었을 뿐 진지한 관심을 가져보지 못했다.

그랬는데 한겨레 21의 기사를 읽었다. 울컥 하고 가슴을 치밀며 굉장히 굵은 눈물줄기가 올라와 목울대를 아프게 하는 그런 기사였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셈인데, 그것도 수동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학력이 낮다는 게 얼마나 치명적인 일이랴. 사실 나는 잘 모른다. 지방대학이지만 그래도 국립대학 나오고 박사과정 수료까지 했으면 최고학벌인 셈이다. 학벌이 밥먹여주진 않았으되 그로 말미암아 치욕을 당하지도 않았으니. 그러나, 호흡을 가다듬고 가만히 앉아 이상락이란 한 슬픈 개인의 마음을 만져보라. 어떤가. 응어리가, 차별이 난무하는 이 사회의 잔인함이, 너와 나의 창자속 어딘가에 조롱조롱 매달린 무시와 모멸의 자루들이 만져지지 않는가?

아팠을 것이다.

이상락 의원, 그런 고뇌의 뿌리를 견디면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이 자리까지 왔다. 법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잘못이 엄청난 과오라고 주장하겠지만, 이상락 의원이 한 거짓말은 사회가 요구하는 학력의 평균에서 아주 밑도는 것은 아니라는 정도의 소극적 거짓이지 돋보이고 으시대기 위한 적극적 거짓말이 아니다. 아주 정직하게 드러내놓고 말하라면 유권자들은 고졸도 국회의원에게 걸맞는 학위는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차별하는 사회에서 이상락은 당당히 금뱃지를 달았다. 사람들이 그가 초졸이라고 안 뽑았을까?

이 거짓말은 아픔을 견디기 위한 것일 뿐 이득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제 그를 뽑은 유권자들이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우리는 이상락이 초졸이 아니라 아예 무학이라도 상관없다, 그가 말한 고교졸업장은 우리 모두의 허위의식이 만든 아픈 상채기일 뿐 우리는 그를 원하고 감싸안고 싶다고, 말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몰라서 조용하게 느끼는가?

우리당 당원들도 나서야 하는 게 아닌가?

나서서 대법원에 탄원서를 넣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상락 의원이 눈부시게 개혁적이 아니라도 무슨 상관인가?

눈부시게 매력적이지 않아도 무슨 상관인가?

우리 사회가 다치고 상처받았지만 한 개인으로서는 빛나는 성취를 해낸 사람을, 반성하고 고통을 감수하는 사람을 보듬어 안을 수 있을 만큼 성숙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도구로써 삼아도 될 일 아닌가? 우리 사회가, 차별과 무시의 잔혹한 습관을 스스로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는 약속의 징표로써 그를 안아도 될 일 아닌가?

이럴 땐 청와대에 근무하는 게 부담스럽다. 예전의 나라면 벌써 행동에 들어갔을 것인데 고작 남 안보는 블로그에서 한탄만 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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