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동북아 (과거)문제, 고이즈미 총리 임기중 풀자"

"역사적 진실 합의는 어렵지만 교육은 합의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 "고이즈미 총리가 결단하면 좋은 방향으로 일이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이 있었던 신라호텔 주변을 산책하던 중 일본 어린이 관광객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인사하는 것을 보고 "저 또래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이 같은 역사를 다르게 배우고 있다"며 "역사적 진실을 합의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나 미래를 위해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합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고이즈미 총리에게 결단을 촉구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정상회담 이후 있었던 공동 기자회견에서 "임기동안 과거사 문제를 공식 의제로 제기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놓고 야당 및 시민단체에서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독일도 패전국가였는데 지금은 유럽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 아데나워는 서유럽과 관계를 풀었고 빌리 브란트는 동유럽과 관계를 해결했다. 그 결과 독일이 세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은 동쪽문제,즉 미국과의 관계는 잘 해결했으나 서쪽 문제는 아직 해결이 안 돼있는 것 아니냐"면서 "고이즈미 총리 임기중 서쪽문제, 즉 동북아 문제를 풀자"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을 고이즈미 총리는 주로 듣는 입장이었으며, 노 대통령이 교육 문제를 언급할 때 "학생교류를 적극적으로 하자"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양국 정상은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다시 돌아와 티타임을 갖고 1박2일간 첫 '실무형 셔틀외교'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