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이자 최측근인 신상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6일 평통 부의장직을 사퇴했다. 4월 총선에 부산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신 부의장은 다음주 중 노 대통령을 면담해 총선에서의 역할에 대해 상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로 민심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위기감에 따라 신 부의장은 "총선에서 윗통 벗고 뛰어야겠다"며 남다른 전의를 표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부산지역에서 출마 요구가 높은 청와대 문재인 수석은 7일 "절대 총선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총선 불출마 입장을 확고히 밝혀, 열린우리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신상우 "총선에서 윗통 벗고 뛰어야겠다"**
신상우 부의장은 6일 열린 평통 운영위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노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신 부의장은 평통 부의장직을 사퇴한 이유에 대해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총선에서 나도 윗통 벗고 뛰어야겠다는 생각"이라면서 "평통 부위원장은 불편부당한 자리여서 특정 정당을 지지할 수 없으니까 사퇴했다"고 밝혔다. 신 부의장은 "긴말 할 것 없이 국정인 혼미한 상태에서 총선은 대통령이 향후 4년간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한 중대한 고비"라면서 "노 대통령을 뵙고 '나도 뭔가 기여하고 싶어 부산 후배들을 돕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신 부의장은 총선 출마 등 구체적 지원 방법에 대해선 "당과 현지 동료들과 얘기 중"이라고만 밝혔다. 비례대표로 나올 것이란 전망과 관련, 신 부의장은 "당과 협의할 문제이며 내 거취는 부차적인 문제로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부의장 측근은 '비례대표 출마설'에 대해 "솔직히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 그러나 이는 당에서 결정할 문제이며 노 대통령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게 신 부의장 생각"이라며 여지를 남겨두었다.
정가에서는 신 부의장이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등원한 뒤 총선 승리시 차기 국회의장 등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영 자살 계기로 부산공세 강화**
부산 지원을 목적으로 한 신상우 부의장의 사퇴는 안상영 부산시장 자살이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로 인한 열린우리당의 긴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안 시장 유족들이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부산지역에서의 안시장의 영향력이 상당했고 지역 일각에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론'과 '동정론'이 일고 있다는 게 우리당의 위기감어린 판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안 시장의 자살을 '현정권에 의한 살인''여권의 무리한 단체장 빼내기 결과'라는 공세를 펴면서 지역 민심 다지기에 나선 대목이 우리당을 긴장케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5일 오후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 등 의원 16명을 단체로 부산에 내려보내 조문 및 유족을 위로했고, 같은 날 정오에는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조문했다. 또 한나라당 이강두 정책위의장, 심재철·이해봉·강창희 의원,홍인길 전 의원,한나라당 수영구 공천 유력자인 동아대 박형준 교수 등도 안 시장 빈소를 찾는 등 한나라당측 조문객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한나라당은 동시에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김혁규 전 경남지사를 안상영 시장과 비교해 '변절자'로 몰아가며, 김 전지사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전술을 펴고 있다.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우리당에 입당한 김혁규 전 경남지사에 대해 "김 전지사가 열린우리당에 간 것이 각종 비리 때문이란 소문이 시중에 파다하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산경남지역 총선에서 남다른 역할을 기대했던 김혁규 전지사에 대한 한나라당 공세가 강화되자 여권의 위기감은 커졌고 이에 신상우 부의장이 직접 부산 현지에 합류해, 총선을 진두지휘하려는 게 아니냐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문재인 "총선 절대로 안 나간다"**
이처럼 예기치 못한 안상영 쇼크로 부산지역에 비상이 걸리자, 열린우리당에서는 문재인 민정수석 등 지명도 높은 인사들의 출마를 바라는 바람이 한층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안시장 자살후 아직 우리당 지지율에는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으나, 개별지역구별 가상대결에서는 우리당 후보들의 지명도 부족으로 인해 정당 지지율에 비해 한나라당에게 약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그런만큼 문재인 수석 등이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게 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재인 수석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어떤 경우든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해 우리당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면서 문 수석의 출마 여부는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나 강력한 뜻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안상영 쇼크로 인해 정부여권에 비상이 걸린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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