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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 쌍용차, 5년째 '길거리' 해고자 복직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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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 쌍용차, 5년째 '길거리' 해고자 복직은 언제?

[해고 1571일, 단식 15일] 사측도 충원 필요성 인정…'누가-언제-어떻게'가 쟁점

'경영 위기'를 내세우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던 쌍용자동차가 최근 6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룬 가운데, 5년째 복직 투쟁 중인 정리해고자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꾸준히 늘고 있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는데도 목표 생산 대수에 미달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2015년부턴 신차 생산도 앞두고 있어 인력 충원 필요성이 안팎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선 법정 관리에 들어간 2009년 이전보다 생산 인력이 현저히 적어진 한편, 생산 대수는 급증한 결과 '노동 강도가 너무 세지고 있다'는 호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경영 실적↑ 생산량↑ 노동 강도↑…인력 충원 필요성 고개

쌍용차는 지난 2분기(4~6월)에 매출 9070억, 영업이익 37억 원, 당기순이익 62억 원을 기록했다. 기업 회생 절차를 거치며 자산 처분 이익이 1000억 원 이상 발생해 적자를 모면했던 2010년 3분기를 제외하면, 6년여 만에 분기 기준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이 같은 경영 실적 개선은 최근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인 코란도 시리즈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다. 전체 생산량 면에서도 2009년 3만4000대 수준이었던 것이 2010년 8만 대, 2011년 11만 대를 넘어 올해엔 14만9300대를, 내년엔 16~17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생산 인력은 대량 해고를 거치며 5000여 명에서 3000여 명으로 대폭 줄었다. 지난 4월 무급 휴직자 400여 명을 복직시킨 후 공장 가동률을 98~99퍼센트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도, 생산량 한계로 밀린 주문이 9월 초 기준 4000여 대에 이른다.

▲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 코란도 C 생산라인. ⓒ연합뉴스

"파스 냄새 안 나는 사람이 없다…몸이 아파도 눈치만"


생산량은 늘고 인력을 줄면서 자연히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평택 공장에서 일하는 ㄱ 씨는 "과거(2009년 이전)에 한 사람이 두세 가지 일을 하다 지금은 여섯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경우도 있다"며 "적어도 내년엔 인력이 충원돼야 한다. 밖에서 복직을 기다리고 있는 해고자들이 이젠 들어와서 일해야 하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현장에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ㄴ씨는 "(사내 물리치료실 이용) 대기자들이 많아, 오늘 신청하면 1~2주 후에나 차례가 온다. 몸에 파스 냄새 안 나는 사람이 없다"며 "무급 휴직자 (400여 명)이 복귀하기 전보단 덜하다고는 하지만, 2009년 이전에 비하면 노동 강도가 엄청나졌다"고 설명했다.

ㄷ씨는 "몸이 아픈데도 억척같이 버티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눈치가 보여 몸이 아파도 말 못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라며 "그러다 보니 퇴근 후에 따로 병원을 가겠노라고 돈을 포기하고 가족과 회사 눈치 보며 잔업·특근을 빼는 경우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 모두 인력 충원 필요성 언급, 그러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노조인 쌍용차 노조마저 인원 충원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김규한 노조 위원장은 얼마 전 노조 집행부 회의에서 "복귀자 현황을 파악하고 인원 충원과 근무형태 변경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노사) 협의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측 역시 추가 인력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점은 '내년 하반기', 대상은 '희망퇴직자' 일단 한정이라는 입장이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는 6일 강원도 태백에서 개최된 '2013 익사이팅 드라이빙 스쿨'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차 X100(프로젝트명) 생산 예정시기인 내년 10월 전에는 교육에 들어가야 한다"며 희망 퇴직자 복직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에서는 2009년 1월 법정 관리 신청 이후, 무급 휴직자 455명, 희망 퇴직자 1904명, 정리해고자 159명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무급 휴직자는 올해 4월 복직됐다. 24명의 희생자를 중구 대한문 앞에서 추모하며, 집단 단식을 포함한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정리해고자들이다.

▲ 지난해 5월 열린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 및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회 모습. 이날은 22번째 희생자의 49재 다음날이었다. ⓒ프레시안

5년이 넘도록 '복직' 외쳐온 이들은 유령?

이에 따라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복직하느냐에 대한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고자이기도 한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사측은 계속해서 노사 협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복직)을 '결정은 우리가 한다'는 일방적 태도로 언론에 발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해고 노동자, 복직자, 희망퇴직자, 정리해고자 간) '노노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결자해지가 필요한 때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실장은 이어 "근로기준법에 따라 정리해고 사업장에서 신규채용 시 해고자 복직이 우선돼야 한다"며 "쌍용차가 계속해서 '해고자'란 표현을 쓰지 않고 희망 퇴직자란 단어 사용만 반복하고 있는데, 희망 퇴직자 안에는 정리해고자, 징계 해고자, 비정규직 노동자(분사 인력)가 다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오민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희망 퇴직서를 제출했던 사람만 복직 대상으로 거론된다면, 5년이 넘도록 길거리에서 복직을 외치고, 그 과정에서 24명의 안타까운 동료를 잃은 사람들을 '유령'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쌍용차 사태 즉별조사단'을 꾸려 100일간 조사를 진행했던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 6월, "근로기준법에 정리해고자 우선 복직이 명시돼 있다"며 해고자 복직 과정에서 희망 퇴직자와 정리해고자를 차별해선 안 된다는 법률 의견서를 낸 바 있다.

쌍용차 "밖에 계신 분들 무슨 단어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한편, 쌍용차 측은 이런 주장에 대해 "희망 퇴직이나 무급 휴직을 선택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복직은 희망 퇴직자 복직 이후에나 논의해볼 수 있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또 "밖에 계신 분들이 자신을 스스로 정리해고자라고 일컫지만, 우리는 (무급휴직과 희망 퇴직 중) 선택하라고 했다. 그들을 무슨 단어로 불러야 할지 우린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장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는 데 대해선 "과거 경영난 속에서 물량이 적어 하루 4~5시간만 일했던 때와 비교해선 안 된다"며 "현재 방식(주간 오전 8시 30분 출근·오후 9시 퇴근(잔업 포함)/야간 오후9시 출근 오전 7시 30분 퇴근)이 정상"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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