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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사는 예고된 불행의 시작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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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사는 예고된 불행의 시작일뿐"

시민단체 "추가파병 철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불감증"

이라크에서 한국 민간인이 피격사건이 발생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은 고인들에 대해 애도를 표시하고 부상자의 쾌유를 기원함과 동시에, 이번사태의 원인이 정부의 파병결정에 있다고 규정하고 더욱 거세게 정부의 파병 결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 기자회견

***"이라크 참사, 연속적 불행의 시작"**

3백5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옆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불행한 참사를 예고하는 경고는 계속됐지만, '설마' 했던 것이 또한 사실"이라며 "정부는 추가파병을 즉각 철회하고 이미 파병돼 있는 서희-제마부대도 이라크에서 철수시킬 것"을 촉구했다.

국민행동은 특히 "이번 참사는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한국정부의 파병결정에 대해'치밀하게 준비된 목적의식적 공격'의 특징을 보여주는 공격이며, '미 점령군의 편에 나라는 이라크인들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던 반복된 경고의 실천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며 "또한 이 비극은 한 번으로 끝날 불운이 아니라 앞으로 이라크와 한국의 국민 모두에게 폭력과 죽음과 미움과 고통의 악순환을 가져올 연속적인 불행의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웬 전투병 파병 증가?"**

국민행동은 또한 국방부와 정부 일각의 특전사 및 더 많은 전투병 파병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 국민들이 반테러전쟁과 애국자법(테러방지법)으로 더 안전해졌는가"라고 반문하며 "국방부의 주장은 더 많은 적대행위를 만들어냄으로써 더 큰 비극의 악순환을 가져올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국민행동은 정부의 파병원칙에 변함이 없음을 밝힌 데 대해해서도 "그건 국민의 원칙이 아니다. 국민은 비전투병이든 전투병이든 어떤 파병에도 동의한 적 없다"라며 "점령지의 '평화'를 위해 약탈의 치안유지를 위해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억지선동을 중단하라"고 대통령과 정부, 정당 및 국회의원들에게 촉구했다.

정쟁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부대표는 "나라를 구한답시고 단식을 벌이는 한나라당과 국정을 마비시킨 정치인들은 정신차리고 속히 등원해 이 문제부터 해결하라"라고 주장했다.

***경실련 "정부 면피성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경실련도 성명을 통해 "손세주 바그다드 대리대사가 '오무전기측이 대사관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등 모든 책임을 오무전기측에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라며 "위험은 이미 예고된 상태로 교민안전대책을 강력히 세우고 민간인보호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했으나, 이제 와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라고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비난했다.

경실련은 정부의 강도 높은 교민안전대책 마련을 주장하는 한편, 정부의 기존 파병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라크 평화와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필요한 지원이 국군파병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정부는 용기 있게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라며 "국익론과 관련 이라크 재건사업을 미국 거대기업들이 독점한 상황이고, 이라크 무장세력이 미군의 하청 외국인들을 모두 테러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익도 없고 안전도 대단히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지적한 뒤, "제2차 국회조사단 파견시 1차와 달리 정세판단을 위한 세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우리 모두의 불감증"**

참여연대도 이날 별도의 논평을 통해 "이라크 한국인 피살사건은 정부의 무모한 파병결정이 낳은 참사"라고 규정하며 "파병결정 철회만이 추가 사상자 발생을 막을 있으며 서희.제마 부대도 즉각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국회의원들은 이제 국민에게 무언가 답해야 할 시간이 왔다. 간곡히 당부한다. 제발, 한국민의 안전을 위해 더 많은 전투부대를 보내야 한다는 말은 하지 말라. 우리 국민들이 죽었으니 우리도 '대테러 전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선동하지 말라. 테러가 시작되었으니 하루빨리 '테러방지법'을 만들어서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우기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실장은 "정작 무서운 것은 테러가 아니다. 정말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우리가 이라크에 저지르고자 하는 일에 대한 우리 모두의 불감증이다"며 "우리가 막아야 할 것은 폭탄이나 총탄만이 아니다. 그보다 먼저 이라크와 한국 땅에 가슴을 치며 애통해하는 유가족의 대열을 이어지게 할 그릇된 선택을 막아야 한다"고 파병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일을 이라크 파병방침을 전면 재검토하는 계기로 삼는 게 아니라 거꾸로 파병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삼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은 우려를 넘어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라고 파병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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