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독립포럼, 새언론포럼, 언론광장,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8개 언론 단체(이하 언론단체)는 16일 일제히 서울시 중구 조선일보사 사옥 앞에 섰다. 이들 단체들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기는커녕 눈엣가시를 제거하기 위해 정권과 결탁한 '조폭언론'의 민낯을 생생히 목격했다"며 "<조선일보>의 반민주적 언론공작을 규탄하고, 단죄와 응징의 시작을 선포한다"고 알렸다.
언론단체는 <조선>의 집요한 보도의 배경에 대해 "원세훈 및 김용판에 대한 불구속 기소는 국민들의 법 감정과 법의 형평성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었지만 박근혜 정권에겐 이마저도 수용할 수 없는 금기의 영역이었다"면서 "결국 정권의 청부를 받은 조선일보가 '임기제 총장 제거 공작'의 바람잡이로 나섰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특히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한다는 공식 발표를 한지 1시간 만에 채 총장이 사퇴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정원 생산으로 의심되는 '사생활 정보'로 억지 여론을 만들어 내고 공안출신의 민정수석이 나서서 퇴진을 종용한다"며 "그래도 안 먹히자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한 법무장관이 임기제 총장의 마지막 숨통을 조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 보도의 기본 요건인 사실관계 확인이나 입증 과정도 없이 기사화한 조선일보의 이번 행태는 조선일보가 왜 사이비, 조폭 언론인가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꼬집으며, "언론계에 종사한 자의 시대적 소명으로 언론기관을 참칭한 조선일보의 반민주적 언론공작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언론단체는 향후 각계 민주세력과 연대해 구독거부와 광고 불매운동 등을 포함한 범국민적 운동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아동 인적사항 노출은 '형사처벌' 대상… 서울시교육청도 책임 물어야"
법조계도 <조선>의 보도 행태에 대해 공분을 드러냈다. 법조계 인사들은 특히 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아동에 대한 인권 유린이 자행됐다며 <조선>의 비윤리적 보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오영중 위원장 등 변호사 5명은 이날 오전 서울시 서초구 변호사회관 프레스센터에 기자회견을 열어 혼외 아들 논란으로 인한 아동 인권 침해를 지적하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조선>은 지난 6일 자 첫 보도에서 '혼외자'로 의심되는 어머니의 집 위치와 사진, 학교 관계자의 이야기를 실었다. 이어 9일에는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으로 돼 있었다'며 채 군의 학생기록부 기재사항을 공개하며 개인정보보호법과 초중등교육법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기사 보기 : "'채동욱 때리기' <조선>, 그래서 어떻다는 말인가?"). <조선>은 이날도 2면에 "법무부, 채(蔡)총장 본격 조사… 유전자 검사 응하면 '논란 끝'"이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를 싣고 채 총장과 해당 아동을 향해 유전자 검사를 종용했다.
▲ 2013년 9월 16일 자 <조선일보> 2면. ⓒ프레시안 |
오 위원장 등은 "전혀 입증되지도 않은 현직 검찰총장의 사생활을 많은 언론이 생중계하고 당사자들이 반박하는 동안 검찰총장의 친자로 지목된 아동의 재학학교를 포함한 핵심 인적정보 및 사진이 무단으로 노출돼 심각한 아동인권침해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당 아동에 대한 <조선>의 보도에 대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아동인권침해는 아동복지법(17조)이 금지하고 있는 '정신적 학대행위'에 해당해 형사처벌(5년 이하 징역)대상이 된다"며 "아동의 인권이 법과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 앞에 법률전문가들로서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해당 아동의 학생생활기록부 유출에 대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보관 관리하는 학교와 교육당국에 대해서 정보가 유출되는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책임이 있다"며 교육청에 학생생활기록부 유출 수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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