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보수진영 원로 격 인사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비공개 오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나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결했고, 20·21대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최종 후보가 되지 못했던 인사다.
홍 전 시장은 지난해 5월 대선후보 경선 탈락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미국으로 출국했는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그의 은퇴를 기리며 "낭만의 정치인"이라고 평가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홍 선배님은 상대 진영에 있는 분이지만 밉지 않은 분이셨다. 유머와 위트, 통합의 정신을 잊지 않는 진정한 정치가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셨다"며 "미국 잘 다녀오십시오. 돌아오시면 막걸리 한 잔 나누시지요"라고 했었다.
1년 전의 '막걸리 약속'은 이날 청와대 오찬에서 지켜졌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공기관 업무보고 일정이 있어 술을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대화 내용에 대해 청와대는 함구하고 있지만, 보수진영 대선후보급 원로 정치인과 민주당 출신 현직 대통령의 만남이라는 점 자체가 진영을 넘어선 초당적 포용과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전 시장은 오찬 후 <뉴스1> 등 언론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의전 등) 제한조치를 풀어 달라고 했다"며 "TK 신공항 국가 지원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 대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관련 대화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선거 이야기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홍 전 시장이 정부나 공공영역에서 자문 등 일정한 역을 맡아 이 대통령을 돕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홍 전 시장을 도왔던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최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총리급)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청와대 오찬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20·30대는 정의를 향한 열정으로 살았고, 40·50·60대는 당파를 위한 열정으로 살았다. 이제 70대 황혼기에 들어섰다. 붉게 지는 석양의 아름다움처럼, 내 마지막 인생은 나라를 위한 열정으로 살았으면 한다"고 썼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