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0일 국회를 통과한 노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법에 대해 "특검 문제는 검찰 사기 문제도 있고 국가 위신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고심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홍사덕, 민주당 정균환, 열린우리당 김근태, 자민련 김학원 등 4당 원내총무 및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했다.
***盧 "특검은 주제 밖"이라며 언급 자제**
노 대통령은 이날 특검법 통과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그저 피상적으로 한두마디 던질 뿐이었다.
이날 간담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노 대통령은 "특검 국회 통과한 날과 우리 만나는 약속한 날이 어느쪽이 먼저 잡혔냐"고 물었다. 이에 홍사덕 총무가 "이 약속이 먼저 잡혔다"고 답하자 노 대통령은 "우리가 택일을 잘못한 게 아니고 국회가 택일을 잘했다"고 말했다.
홍 총무가 이어 "창밖을 보니 가을이 깊다. 서민들 시름도 깊다"고 말하자 "다 걱정이 많지요. 정치걱정도 많다"고 말을 받았다.
또 간담회가 시작된 뒤 홍 총무가 "대통령께서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측근 문제 특검법에 대해서는 잘 다듬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언급이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을 꺼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내가 득표운동을 많이 했구만"이라면서 "특검문제는 검찰의 사기 문제도 있고 국가위신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고심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특검 문제는 오늘 주제 밖이니까 이정도로 하자"며 "국민들이 정치가 아무리 시끄러워도 할 일은 한다는 안도감을 주자"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의원총회 참석 때문에 다소 늦게 도착한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특검은 좋은 선례가 못 된다. 불법정치자금을 이번에 차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특검이 물타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하자, "이 문제는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재차 특검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막았다.
***盧 "민주노총은 더 이상 노동운동하는 단체 아니다"**
한편 홍사덕 총무는 "대통령이 국가적인 의제 선정에 잘못된 점이 있었는데, 민생관련 선택을 안 하고, 매번 정치적인 알력이나 분쟁이 선택된 것은 유감"이라면서 "시중에 6개월 미만의 단기자금이 3백60조 이상이 있는데 이게 왜 회사 투자에 쓰이지 않는지 잘 분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회동 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홍 총무는 이어 "어제 서울 시내에 화염병이 등장했고, 분신사태에 대한 단호한 정부의 입장이 있어야 투자마인드도 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노동자들의 화염병 시위는 엄중히 비판받아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민들이 불안해하니까 정부가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서야할 필요가 있다"며 "과도한 손배소나 가압류는 어쨌든 국민들이 보기에도 지나치다. 정부가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민주노총은 더 이상 노동운동하는 단체가 아니다"며 "그래서 그 쪽에 대가없는 제도개선이 없다는 뜻 알렸고, 공무원 노조의 진행도 종결시켰다"며 강경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고 홍 총무가 전했다.
이와관련 윤태영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 여부에 대해선 명확히 확인해주지 않은 채 "노 대통령께선 민주노총이 정부와 대화하지 않고 있는 사태에 대해 언급하면서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을 위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는 뜻을 표명하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윤 대변인은 "공무원 노조 문제가 보류되고 있는 것도 대화를 통해 그런 것들을 수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盧 "이라크 파병, 의회 지도부와 상의할 것"**
한편 노 대통령은 정균환 총무가 전북 부안 방폐장 문제에 대해 지적하자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대화가 막혀 있다"며 "지금은 토론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에 대해 홍 총무가 "파병의 결정과정에 있어 국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 의회 지도부를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자 노 대통령은 "선택가능한 대안들을 마련해 상의하겠다"고 받아들였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 홍사덕 총무는 "많은 의원들이 선거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다소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반면 자민련 김학원 총무는 "대통령 선거공약이며 많은 진척이 있은 만큼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3대 특별법,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유 수석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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