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0일 전날 있었던 노동계의 도심 '화염병 시위'에 정부의 '원칙적 대응'을 강조해 정부와 노동계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노, "폭력시위로 문제 해결하겠다는 것은 옳지 않아"**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는 대화창구 열어놓고 있고 노동자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화 아닌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노동자들의 폭력 시위에 대해 비판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시민들을 불안으로부터 보호할 책임있는 만큼 원칙과 일관성을 가지고 질서 유지에 책임을 다해달라"며 법에 따른 처벌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아울러 이같은 폭력시위로는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며 강도높은 대응을 지시했다.
윤 대변인은 또 "앞서 참석자들은 화염병이 다시 등장하는 등 폭력적 시위가 벌어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며 "과거 집회시위 문화로 되돌아가는 모습에 우려와 개탄의 뜻을 표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불법시위에 대한 발언 먼저 꺼내**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노동자들의 잇딴 분신 사태에 대해 "지금과 같이 민주화된 시대에 노동자들의 분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투쟁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되며, 자살로 인해 목적이 달성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강경한 자세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말미에 특별한 보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수석.보좌관들의 의견을 먼저 물은 뒤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윤 대변인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말했으며, '노조에 대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 "배신감을 표시한 적은 없다"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변인은 '대통령은 노동계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오늘은 원인의 측면보다 어제 있었던 불법 시위에 대한 입장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지도부 사법처리 검토"**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도 9일밤 이례적으로 입장발표를 통해 "화염병 투척자 등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노 대통령까지 '원칙적 대응'을 강조하고 나서 노.정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기문 경찰청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를 검토 중"이란 입장까지 밝혔다. 경찰은 또 당일 현장에서 화염병 투척 및 투석시위 혐의자 등 110여명을 연행,극렬 행위자를 사법 처리할 계획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진 원인은 경찰의 과잉진압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노총은 9일 밤 성명을 발표, "경찰의 불법 폭력진압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며 특히 잇따라 노동자 집회에 강경대응하는 종로경찰서장에 대해서는 끝까지 응징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정부는 격앙된 노동자들을 자극하는 폭력진압을 즉각 중단하고 이정영 민주노총 조직국장 등 구속된 노동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만약 정부가 계속 특수기동대를 앞세워 노동자 집회시위를 폭력진압한다면 그 이후 일어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당국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최기문 청장은 '경찰의 과잉진압이 시위대를 자극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는 폭력을 휘두른 게 아니라 정당한 공권력을 집행한 것"이라며 "폭력시위를 하는 사람과 경찰을 같은 수준에 놓고 비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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