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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재신임 국민투표 12월15일 전후"

盧, "불신임 나오면 4.15총선과 대선 함께 실시"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재신임 방법과 시기에 대해 "재신임 방법은 국민투표가 옳다고 생각한다"며 "시기는 12월 15일 전후가 좋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시정연설에서 10일 자신이 '재신임' 제안을 한 이유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재신임 발언 이후 논란이 됐던 재신임 방법과 시기에 대해 분명히 못 박아 정치권의 논쟁과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혼란과 불안에 대해 최소화하려 했다.

***"재신임 받아도 내각.청와대 개편할 것"**

노 대통령은 특히 논란이 됐던 재선거 시기에 대해 재신임을 받았을 경우와 불신임을 받았을 경우 모두를 고려해 연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불신임을 받았을 경우와 관련, 노 대통령은 "다음 대통령 선거는 내년 4월 15일 총선과 함께 치르는 것이 국력 낭비와 국정 혼란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일 것"이라며 "그러자면 12월 15일에 재신임 투표를 한 후, 두달 동안 각 당이 대통령 후보를 준비하고, 2월 15일경 대통령직을 사임하면 그로부터 60일 이내인 4월 15일 총선과 동시에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재신임을 받았을 경우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저는 다가오는 12월에 그 동안의 국정운영을 평가하여 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하고 국정쇄신을 단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개편된 내각과 청와대의 일체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12월 중순부터는 준비에 착수해야 그래야 국정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내년부터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재신임 방법으로 국민투표에 대한 법리적 논쟁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면 현행법으로도 가능할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요구하고 있으므로 합의는 쉽게 이뤄질 것"이라며 법 개정 대신 정치적 합의를 제안했다.

***"재신임 요구에 어떤 조건.의도 없다"**

노 대통령은 또 "재신임 요구에 어떤 조건도 어떤 의도도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됐던 정치개혁 방안과 재신임을 연계시킬 것이라는 의혹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는 시간을 두고 최선을 다하면 살릴 수 있지만 정치권의 일상화된 부정부패와 그에 대한 도덕불감증은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고쳐지지 않는 수십년의 고질"이라며 "이 도덕적 마비증상을 고치지 않고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며 재신임 제안을 하게된 이유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저는 저 자신이 먼저 몸을 던져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국민의 의혹이 있으면 과감히 몸을 던져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신임을 계기로 우리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기준이 바로 설 수 있다면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을 통해서 이뤄낼 수 있는 개혁보다 더 큰 정치발전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희정.노건평씨 사건 땐 자신감이 있어 극복 가능”**

노 대통령은 또 원고에 없던 즉석 연설을 통해 ‘재신임’을 결정하게된 계기를 상세히 밝혔다.

노 대통령은 “처음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최도술 사건에 대한 보도를 보았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 미리 알고 있었으나 허물이 드러나는 것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며 최도술씨 사건이 ‘재신임’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날날 안희정씨, 노건평씨, 이기명씨, 장수천 사건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문제들에 대해서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그 문제라면 큰 부끄러움 없이 감당할 수 있었다. 정말 감당하기 힘든 공세에 시달렸지만 제 자신에게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며 다른 측근 비리 의혹과 차이점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수사결과 사실은 밝혀지겠지만 그 때까지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며 “더욱이 제 정치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고 국민 지지도 낮지 않나. 언론 상황, 지역정서도 좋지 않다”며 ‘재신임’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정치적 상황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노 대통령은 “제 (대통령)직을 결고 정치개혁을 하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이 결단에 대한 제 잘못과 허물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같은 자성의 결단을 계기로 우리사회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한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재신임'과 관련된 노 대통령의 시정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장, 의원 여러분,

저는 지난 주에 국민의 재신임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마 놀라신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여러 날을 두고 고심했습니다. 지난 8개월 동안 제가 해 온 일을 하나하나 따지면서 성찰하는 시간도 보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 특히 서민 여러분께 즐거움과 기쁨을 드리지 못해서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서민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울상이고, 택시기사들도 손님이 없어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잦은 비와 냉해로 자식같은 농사를 망치고 절망에 빠진 농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여기에 태풍까지 겹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수재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밤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서민들은 삶의 의욕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통령은 정치권, 그리고 언론과 싸움만 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제 주변 사람의 비리 의혹마저 터져 나왔으니 차마 국민 여러분을 대할 면목이 없습니다.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는 시간을 두고 최선을 다하면 살릴 수 있습니다. 지금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고쳐지지 않는 수십년의 고질이 있습니다. 정치권의 일상화된 부정부패와 그에 대한 도덕불감증입니다. 대통령 선거에는 수천억원의 돈이, 국회의원 선거에는 수십억원의 돈이 든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기기 위해선 어떤 돈이든 거두고, 어떤 수단이든 써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정치인도 유권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도덕적 마비증상을 고치지 않고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습니다. 더 이상 경제 발전도 없고, 선진국 진입도 불가능합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이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기업의 장부가 압수될 때마다 비자금이 나오고, 비자금이 나오면 당연히 정치권으로 연결되는 이 낡은 사슬은 반드시 끊어내야 합니다. 돈을 받은 정치인이, '나만 받았는가', '누구는 받지 않았는가' 하며 서로의 잘못에 의지해서 적당히 넘어가고, 또 다시 비자금 사건이 터지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기필코 끊어내야 합니다.

저는 저 자신이 먼저 몸을 던져야 할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국민의 의혹이 있으면 과감히 몸을 던져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국민의 재신임을 묻고자 한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기준이 바로 설 수 있다면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을 통해서 이뤄낼 수 있는 개혁보다 더 큰 정치발전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대통령직을 내놓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재신임 요구에 어떤 조건도 어떤 의도도 없습니다.

재신임을 받는 동안 얼마간의 국민 불안과 국정 혼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진통은 감수합시다. 저부터 국정의 중심을 잡아가겠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치인과 공직자, 기업인, 언론인 등 모든 사회 지도층에 대해 국민들이 당당하게 도덕적 요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갑시다.

원고에 없는 얘기를 좀 하겠다. 재신임과 관련 여러 가지 추측과 평가들이 있다. 그러나 정말 무모하게 쉽게 내린 결론이 아니다. 처음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최도술 사건에 대한 보도를 보았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 미리 알고 있었으나 허물이 드러나는 것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당장 한국에 돌아가야 할텐데 국민들을 어떻게 볼까. 국정연설이 있는데 그 준비했던 많은 말들이 무슨 의미가 있나. 국무회의에서 옳은 소리만 해야 하는데, 국무위원들 앞에서 옳은 소리, 바른소리를 무슨 낯으로 하나. 참으로 참담했다.

앞으로 진행될 과정을 눈감고 생각해봤다. 지날날 안희정씨, 노건평씨, 이기명씨, 장수천 사건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문제들에 대해서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그 문제라면 큰 부끄러움 없이 감당할 수 있었다. 정말 감당하기 힘든 공세에 시달렸지만 제 자신에게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앞으로 스스로 양심에 자신감을 갖기 못하는 일로 끊임없는 논란과 보도가 이어질 텐데 이 상황을 두고 내가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가고 APEC가서 세계 정상과 만나 무슨 떳떳한 일을 하겠는가.

수사결과 사실은 밝혀지겠지만 그 때까지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게 국정의 혼란, 마비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제 정치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고 국민 지지도 낮지 않나. 여소야대 정치를 모범적으로 정착시키고 싶었으나 부덕 탓에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렇게 가면 대통령이 제 할일을 하기 어렵다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지난날 대통령이 야당의원 빼오고 정계개편 했던 심정이 이해가기도 했다. 그러나 제가 그렇게 할 수도 할 힘도 없다. 언론 상황, 지역 정서도 좋지 않다. 저는 호남인도, 영남인도 아니다. 경계위에 서서 양쪽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대통령이 일을 하자면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고 떳떳해야 위험을 무릅쓰고 극복해나가야 할텐데, 이대로는 4년 아무리 발버둥쳐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임기를 채우는 불행이 있더라도 우리 정치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할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 (대통령)직을 결고 정치개혁을 하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이 결단에 대한 제 잘못과 허물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같은 자성의 결단을 계기로 우리사회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한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불필요한 논란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재신임의 방법과 시기에 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재신임 방법은 국민투표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법리상 논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면 현행법으로도 가능할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요구하고 있으므로 합의는 쉽게 이뤄질 것입니다.

시기는 12월 15일 전후가 좋겠습니다. 그 이전에 이번 사건의 진실도 명확하게 밝혀지게 될 것입니다.

제가 이 시기를 생각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불신임을 받았을 경우, 다음 대통령 선거는 내년 4월 15일 총선과 함께 치르는 것이 국력 낭비와 국정 혼란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일 것입니다.

그러자면 12월 15일에 재신임 투표를 한 후, 두달 동안 각 당이 대통령 후보를 준비하고, 2월 15일경 대통령직을 사임하면 그로부터 60일 이내인 4월 15일 총선과 동시에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재신임을 받았을 경우입니다. 저는 다가오는 12월에 그 동안의 국정운영을 평가하여 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하고 국정쇄신을 단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재신임 과정에서 보여진 민심을 토대로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여 새로운 국정 운영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개편된 내각과 청와대의 일체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12월 중순 부터는 준비에 착수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정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내년부터 새롭게 출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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