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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최병렬 안 만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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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최병렬 안 만나겠다"

"고폭실험 YS도 알아", 최대표 이미지 변신에 타격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초 18일 오후로 예정돼 있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과의 면담을 거절했다. 김 전대통령측은 면담 거절 이유로 16일 북한의 고폭실험 문제를 거론하면서 DJ 정권이 북한에 돈을 준 것은 '이적행위'라고 비난한 최대표의 언행을 거론했다.

***"고폭실험은 YS정권때부터 정보 입수된 사항"**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은 17일 발표문을 통해 "최 대표가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김 전 대통령에 대해 한 최근의 언사는 그 내용이 부당할 뿐 아니라 예의에도 어긋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만나는 것은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내일(18일) 예정됐던 최 대표 면담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서실은 또 "고폭실험은 국민의 정부 이전(YS정권시절)부터 그 정보가 입수되고 주시되어온 사안으로서, 한미간에는 이와 관련해 긴밀히 정보협력을 유지하면서 양국 정부의 대북정책수립에도 반영해 왔다"면서 "야당이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국익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한정 비서관은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제(16일) 저녁 비서실에서 '안 만나시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더니 김 전대통령께서 '이런 분위기에서는 안 만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우리 기본적 입장은 민족의 생존과 전쟁의 위기를 막는데 여야가 합심해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또 "17일 최병렬 대표쪽 임태희 비서실장에게 전화 통화로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면서 '안 만나는 게 좋겠다'고 전하자 임 실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다음 기회에 만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대표 "예우 차원..내 맘엔 변함없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제헌절 기념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에는 변함이 없으며 기회가 있으면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예우차원에서 나름대로 대접을 하기 위해 만나려고 한 것인데 만나거나 못 만나거나 내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동교동 방문을 시도할 것이냐'는 질문엔 "자연스럽게 또..."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이와 관련 최 대표쪽 임태희 비서실장은 "저쪽에서 일단 취소했기 때문에 다시 교섭하는 것을 아직 계획이 없고 시간을 가지고 해야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구지역정당 이미지 탈피에 실패**

이같은 DJ-최병렬 회동 결렬의 원인제공자는 최대표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최 대표는 지난 15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만나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사실을 알고도 대북지원을 계속해온 것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6일 대구시지부장 이·취임식 자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이 원자탄을 만들기 위해 고폭시험을 하는 것을 알고도 돈을 갖다줘 원자탄을 만들도록 이적행위를 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고폭실험'을 이유로 새 특검법을 통과시킨 데 따른 필연적 주장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김대중 전대통령과의 회동 날자를 잡아놓은 상황에서 행한 최대표의 일련의 언행은 정치관례상 '적절히 못한 것'이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정가에서는 이번 회동 결렬로 수구지역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던 최대표의 행보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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