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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만 있으면 TV방송사 운영"

홍석현 중앙일보회장 천명, "KBS2 안되면 YTN이라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TV방송사를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석상에서 밝혔다.

***"기회만 있으면 운영...겸영 허용 시급"**

홍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강대 경제대학원 OLP(Opinion Leaders Program)과정에서 마련한 '언론 산업의 미래' 주제강연에서 "지금은 '원-소스 멀티 유스(One-Source MultiI-Use)' 즉, 하나의 소스로 여러 매체에 이용하는 시대"라며 "기회만 있으면 TV방송사 인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기자협회보가 9일 보도했다.

홍 회장은 TV 방송사 인수의 구체적 방법과 관련, "꼭 (80년대 언론통폐합때 빼앗긴) TBC를 되찾겠다는 것이 아니라 YTN을 비롯한 다른 방송사와의 합작도 가능하다"며 "현재 방송 3사의 경우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이어 "시대 변화는 아무리 거스르려 해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며 "신문과 방송의 겸영 허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 자본에 의해 한국 언론이 잠식되지 않도록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문-방송의 겸영이 빨리 허용돼야 한다는 게 홍회장의 주장이다.

홍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5월28일 고려대 언론대학원 조찬강연에서도 "정치논리로만 신문사를 다뤄 제도 개선을 미루면 국제 언론재벌의 밥이 될 소지도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같은 정보가 종이신문, 방송, 인터넷 등에서 동시에 전파되는'원 소스, 멀티 유스'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제 언론재벌의 밥이 될 수도 있다"**

방송국 인수에 대한 홍 회장의 의욕은 지난달 20일자 중앙일보 사설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중앙일보는 한나라당의 하순봉 의원이 '신문-방송 겸업 허용' 'KBS 2TV-MBC 민영화'를 골자로 하는 방송개혁안을 발표하자 그 다음날 '방송진입규제 이제는 없애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미디어 소유 제한을 완화했듯 방송진입규제 철폐는 세계적 흐름"이라며 "국내의 신문·방송·통신사의 겸업금지 조항도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이 사설에서 "MBC, KBS 2TV를 민영화함으로써 정체성의 혼란을 불식해야 한다"며 "당초 KBS 2TV는 중앙일보 소유의 동양방송이었으나 강제로 통폐합됐다"고 강조해 KBS-2TV를 인수하고 싶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었다.

***'내년 총선이후'를 겨냥한 포석?**

신문-방송 경영금지 철폐를 골자로 한 한나라당의 방송개혁안 제출 후 잇따르고 있는 중앙일보의 지지발언과 홍 회장의 인수 의사 표명은 언론-방송계의 반발을 낳을 소지가 짙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이같은 홍회장 발언이 '내년도 총선이후'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경우 한나라당이 내놓은 방송법개혁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연고권을 앞세워 KBS 2TV를 선점하되 만약 KBS 2TV 인수가 어려울 경우 홍회장이 언급했듯 YTN과의 합작이라도 추진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언론계에서는 그러나 과연 만에 하나 이런 여건이 조성된다 할지라도 중앙일보가 현재의 취약한 자체 재력으로 방송사를 인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며, 결국 삼성그룹의 도움이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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