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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설정 능력 여전히 메이저에 있다"?

중앙일보 홍석현회장 "盧, 기존질서 존중해달라"

"양김이 대통령을 하던 시절까지 특정 기사나 사설을 넣어라 빼라 하는 전화에 시달렸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가지 혼란이 있기도 하지만 전화는 한번도 안 왔다. 하지만 사회의 갈등을 조중동 몰아치기로 해소하려는 분위기는 안타깝다. 대통령이 특정 신문을 꼬집어 비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현 정부의 탈권위주의적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조중동을 홀대하는 정부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홍회장은 28일 한국언론재단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고려대 언론대학원 조찬강연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부는 언론이 언론의 논리대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강연장면>

***"의제설정 능력과 선도력은 여전히 신문에 있다"**

홍 회장은 '조중동'으로 칭해지는 언론사도 사주 한 사람의 전횡은 있을 수 없다며 "양김이 가신을 움직이듯 신문사주도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중동은 '조폭적 언론'이라는 식의 인식은 문제"라며 "신문 외적인 문제가 조중동에 대한 비판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홍 회장은 "현재의 분위기에서 조중동에 이익이 되는 것은 안 해줄 것"이라며 "신문공동배달제 같은 방안도 거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표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후 한겨레신문사 방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등을 예로 들며 "업계에 엄연히 존재하는 질서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문산업의 현황과 미래'라는 제목의 이날 강연에서 홍 회장이 내세운 미래 언론의 비전은 '권력과 사주와 광고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언론'이었다. 그는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1백% 독립을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신문이 어느 특정집단에 예속되면 정론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방송과 인터넷의 영향력 확대를 인정하면서도 "의제설정 능력과 선도력은 여전히 신문에 있다"며 "이를 지키기 위해 기획·탐사 보도의 확대와 같은 질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다양한 미디어의 통합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정부가 법제도적 틀을 개선해 신문사의 그같은 시도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논리로만 신문사를 다뤄 제도 개선을 미루면 국제 언론재벌의 밥이 될 소지도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같은 정보가 종이신문, 방송, 인터넷 등에서 동시에 전파되는'원 소스, 멀티 유스'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역사적 성찰 부족과 착시현상**

홍회장의 이날 강연은 기존 메이저언론의 속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특히 "업계에 엄연히 존재하는 질서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발언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노골적 서운함을 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조중동이 노무현정부와 극한대립에 이르게 된 '역사적 과정'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이같은 지적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더욱이 방송과 인터넷 영향력 확대를 인정하면서도 "의제설정 능력과 선도력은 여전히 신문에 있다"고 한 발언은 메이저언론의 오만함과 착시현상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지난해부터 메이저언론의 영향력이 급감한 원인이 바로 '의제설정 능력' 및 '선도력' 빈곤에 있기 때문이다.

홍회장의 이날 강연은 아직까지 메이저언론이 무엇이 잘못됐는가를 냉철히 성찰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 증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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