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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부시가 밉다"

테러위협에 시달리는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의 절규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은 기독교임을 자랑스러워 한다. 이번 이라크전도 기독교 정신의 전파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슬람권의 기독교인들은 부시를 증오한다. "우리도 부시가 밉다"는 게 그들의 절규다.

이라크 전쟁은 파키스탄의 소수 기독교인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아프카니스탄 전쟁때도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큰 피해를 입었던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이 지금 느끼는 공포는 아프간전때보다 몇배나 심각하다.

파키스탄 기독교 해방연대의 샤바즈 바티 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 크리스챤 사이언스 모니터지(CSM)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도들을 죽이고 교회를 파괴하는 것이 미국에게 복수하는 것이라고 믿는 세력에게 파키스탄의 기독교인들은 첫 번째 타깃”이라며 “아프카니스탄 전쟁때도 테러를 당했던 우리들은 이라크 전쟁 때문에 공포에 질려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금 파키스탄의 상황은 간단치 않다. 이라크 전쟁발발후 파키스탄의 과격단체는 ‘반미’를 부르짖으며 전국적인 시위를 전개했다. 부시의 인형과 성조기를 불에 태웠던 파키스탄 과격단체는 이번 전쟁을 ‘(기독교와) 이슬람과의 전쟁’으로 정의했고 파키스탄의 이슬람 교단은 신도들에게 이교도와의 성전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적인 ‘반미시위’를 주도한 과격단체는 JUI 이다. 지난 해 10월 파키스탄 총선에서 다른 과격단체들과 연합해 파키스탄 북서부의 의석을 다수 확보한 JUI는 이 지역 학교에서 이라크전을 '기독교 및 유태인들과의 전쟁'이라고 가르치기도 했다.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미국의 편에 섰던 베르테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국내 5개의 과격단체의 활동을 금지시켰으며 수백명의 관리들이 파키스탄 내부에서 과격단체의 활동을 근절시키려고 노력중이다. 파키스탄 정보국은 수니파 과격단체인 라슈카레 장그비와 카슈미리가 알 카에다 조직, 탈리반 정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에 대한 테러행위는 좀처럼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구의 97%가 이슬람교도인 파키스탄에서 서구인들과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에 대한 폭력이 과격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 걸프전때부터였다. 타실라의 기독교 지도자 패트릭 프리텀은 “그들은 우리를 적대시했다. 그들은 우리를 끊임없이 위협했으며 몇몇 기독교도들에게 린치를 가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 5백만명 가량 살고 있는 기독교도들은 영국이 인도를 통치할 당시 힌두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이 대부분이며 지금은 파키스탄의 빈민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의 컬럼니스트 아리프 자말은 “파키스탄의 기독교도들은 카스트제도상에서 미천한 신분이었다. 이슬람교도들은 기독교도들을 멸시하고 불가촉천민으로 여겨 아예 상종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키스탄 내부에서 반미감정이 발생할 때마다 기독교도들을 타깃으로 삼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테러위협 때문에 파키스탄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신도들에게 대중집회를 삼가고 반미시위가 벌어지는 곳에 가지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파키스탄 기독교도들이 지금 느끼고 있는 생존의 공포는 이라크 전후 석유이권, 전후 복구사업 등 세계열강들이 노리는 ‘달콤한 열매’의 어두운 뒷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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