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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자지라, 사방에서 탄압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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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자지라, 사방에서 탄압 받아

광고탄압에 이어 미군의 사무실 폭격, 기자 사망

이번 이라크전을 통해 세계적 방송으로 완전 자리매김한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급신장에 대한 반대급부로 안팎으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정부의 기자 추방명령과 철회 사건이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미군이 알 자지라 취재차량에 포격을 가하고 사무실에 미사일을 쏴대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알 자지라는 정치적 압력으로 급감한 광고 수익 때문에 경영 위기에까지 봉착해 내부적으로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 동영상>

***미군, 알 자지라 차량에 발포하고 취재기자 구금**

외신들은 8일(현지시간) 알 자지라의 바그다드 사무실이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타리크 아유브 특파원이 숨졌다고 밝혔다. 아유브 특파원과 함께있던 카메라맨 주헤이르 알 이라키는 목에 파편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알 자지라측은 미군의 미사일 공격이 고의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 자지라는 또 7일(현지시간) "미군이 바그다드 인근에서 자신들의 취재차량 중 1대에 포격을 가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알 자지라 마크가 표시된 취재차량이 바그다드 외곽 고속도로에서 포격을 당했다는 사실과, 이 발포는 미군의 소행이라는 차량 운전자의 진술을 함께 전했다.

알 자지라는 이와 별도로 "이라크 북부에 주재하는 알 자지라의 와다 칸파르 특파원이 미군에 구금됐다 풀려났으며, 자사의 바스라 지국이 지난 2일 있었던 폭격의 '직접 목표'였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에 대해 알 자지라는 "우리는 이같은 일련의 사건을 비난하며 직업정신으로 언론 활동을 수행하겠다는 신념을 재확인한다"며 "모든 전쟁 당사자들에게 국제법과 관습에 맞게 언론인을 대우할 것을 요청한다"며 최근 자신들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하는 미국과 이라크 정부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알 자지라는 이어 이같은 사태의 재연을 막기 위해 "미 국방부에 알 자지라 사무실의 위치와 이라크 전쟁을 취재하는 특파원들의 주거지에 대한 모든 관련 정보를 제공했고 이를 현지병력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알자지라 한국 반전시위 보도>

***아랍계와 다국적기업의 광고 보이콧으로 경영에 어려움**

알 자지라의 어려움은 취재뿐 아니라 경영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은 7일 알 자지라가 정치적 압력에 의해 지난 2년간 광고 보이콧을 당하면서 현금부족이라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가 광고 보이콧을 당한 이유는 이 방송이 취하고 있는 '성역없는 보도' 태도 때문이다. 알 자지라는 기본적으로 반미적 논조를 유지하면서도, 아랍지역 반체제 인사들의 인터뷰도 보도하는 등 반독재적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아랍 정부들의 신경도 지속적으로 자극해왔다.

이같은 논조때문에 미국계 다국적기업의 광고는 물론 아랍계 기업의 광고까지 정치적 압력에 의해 내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인사의 인터뷰를 방영한 뒤 걸프지역 광고시장의 40%를 장악하는 사우디 기업들의 광고가 급감한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계 다국적기업인 제너럴 모터스나 유니레버 등의 광고도 지난해 끊겼다.

이와 별도로 1996년 개국때 1억5천달러를 투자했던 카타르 족장 알 타니가 자금 손실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 경영에서 손을 뗀 데 이어, 사우디 정부가 '반(反) 알 자지라' 차원에서 천문학적 거액을 후원하는 알 아리비야와 아부다비 TV 같은 경쟁자가 대두한 것도 알 자지라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희망은 있다**

알 자지라는 그러나 이같은 안팎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위기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알 자지라는 이번 전쟁에서 더욱 뚜렷이 드러낸 반미 논조와 지명도 제고로 인해 아랍계 기업들의 광고가 앞으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 자지라는 또 바그다드에서 쫓겨난 서방 언론들이 찍을 수 없는 장면을 팔아 수익을 늘일 수도 있고 다큐멘터리 채널이나 스포츠 채널로 사업을 확장하고 아랍권 언론인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을 설립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전쟁 발발후 이 지역 방송의 광고 매출액이 50%나 줄어들었지만 유독 알 자지라만은 광고액의 변화없이 아직까지 건재하고 있다는 것도 이같은 희망의 한 근거가 되고 있다.

***미국, 과연 알 자지라 그냥 놔둘까**

그러나 전쟁이 미국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을 맺고 걸프 지역의 정치지형이 새롭게 재편될 경우 알 자지라가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취재 차량에 발포까지 해대며 적대시하는 미국이 알 자지라를 가만 놔두겠냐는 것인데, 걸프지역의 한 언론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걸프지역의 세력균형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바그다드에 여전히 폭탄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후 알 자지라의 운명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아랍권 정부들에게도 탐탁치 않은 존재인 알 자지라는 이미 요르단과 쿠웨이트, 이란,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취재 금지를 당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언론계에서는 이라크전 발발과 함께 한껏 주가를 올리면서도 인터넷 홈페이지가 해킹당하고, 뉴욕 증권거래소 취재를 금지당한 알 자지라의 시련은 자유롭고 성역없는 보도라는 '언론의 근본정신'이 겪는 고초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알 자지라에 대한 뉴욕증권거래소의 취재금지 조치를 언론자유 위협행위라고 신랄히 비판한 바 있다.

"이라크를 편드는 왜곡보도를 일삼는다"는 미국의 비난 속에서도 지구인들로 하여금 객관적으로 전쟁을 볼 수 있게 한 일등공신 알 자지라가 과연 눈앞의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관심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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