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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여론조작의 선봉장?

<미디어비평> "한국방송들, CNN 숭배 지나쳐"

미국의 이라크공습이 시작된 이후 한국에서 방송을 보다보면 도대체 CNN이 없었으면 우리나라 방송사 화면을 뭘로 채웠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길 지경이다. 현실적인 한계야 어쩔 수 없다 치자. 그렇다면 한국 방송뉴스 화면을 지배하고 있는 CNN은 과연 신뢰할 수 있는 매체인가.

양문석 전국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은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의 PD연합회보 26일자에 기고한 'CNN, 여론조작의 선봉장?'이란 글에서 CNN의 세계여론 지배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며 CNN의 최근 보도는 알 자지라 등 경쟁매체들의 보도로 인해 의도적인 오보 또는 여론조작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자와 PD연합회보측의 양해를 얻어 양문석 박사의 CNN 비평을 게재한다. 편집자

***CNN, 여론조작의 선봉장?**

CNN의 세계여론 지배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지난 주말 CNN은 이라크군 항복 소식을 전하면서 1만 명이 넘었다고 보도했다. 한데 다음 날 10분의 1 수준인 1천여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CNN은 '의도적인 오보' 또는 '여론조작'이라는 의심을 받아야 했다.

또한 미 국방부의 '정밀공격론'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며 민간인 피해가 거의 없다고 주장한 CNN은 알 자지라의 보도에 의해 일거에 무너졌다. 지난 22일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머리가 반쯤 없어진 채 죽어있는 12살 짜리 어린이의 모습을 '선정적'이라고 할만큼 알자지라는 있는 그대로 보도했다.

서구인들에게 가장 선정적인 전쟁보도는 여성과 아이들의 참혹한 죽음이다. 그래서 서구매체들은 자국이기주의 또는 정부와 언론의 '일심동체론'에 의거하여 아예 이들의 죽음은 외면하는 것이 일반적인 보도관행이다. 한데 알 자지라는 병상에 누워있는 아이들과 여성, 미영 연합군의 폭격에 의해 폐허가 된 고아원, 포로가 된 미군 병사와 시체로 쌓여 있는 미군의 주검 심지어 시뻘건 피를 뿌리며 죽어간 아이들의 영상을 여과 없이 전세계에 알린다.

CNN이 외면했던 장면들이 속속 알 자지라에 의해서 전세계로 방송되고 있다. 전세계는 알 자지라의 보도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데 CNN은 앵커들의 입을 빌어 "불온한 미군 포로의 모습을 우리는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선언한다. 또 자사 앞에서 수만 명의 시위대들이 '반전 평화'를 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외면한다. 오히려 그 자리에 후세인과 철천지 원수지간인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이 후세인을 비판하는 목소리만 편집해서 매일같이 내 보낸다.

1991년 전세계에 CNN의 존재와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걸프전' 당시와 비교해 보면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은 CNN의 화면과 주장은 갈수록 공신력을 잃고 있다. CNN의 영향력에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히고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전달하는 수많은 양심적인 매체들을 인터넷을 통해서 접할 수 있고, 특별히 그 중심에는 서 있는 '알 자지라'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1996년 카타르 왕가에서 설립한 위성텔레비전 알 자지라는 24시간 실시간 뉴스매체다. 2001년 '9.11사태' 이후 미국이 빈 라덴를 주 타켓으로 삼고 아프칸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빈라덴과 독점 인터뷰 등으로 세상에 그 이름을 알렸다. 또 후세인의 초호화판 생일잔치와 이라크 국민들의 곤궁한 생활을 대비하면서 이 잔치를 '가장무도회'라고 비판하여 후세인으로부터 추방의 위협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지난 21일 이라크 정부에 의해 CNN이 바그다드에서 추방당한 후 이라크 전쟁을 바그다드에서 보도하는 유일한 방송이다.

서방국가 특히 미국이 일으킨 전쟁을 이전까지는 서방국가의 언론 특히 CNN이 주도적으로 서방의 시각만 강요했다면, 지금 이라크 전쟁은 이슬람의 언론 특히 알 자지라가 이슬람의 시각인 '침략전쟁'이라는 관점으로 세상에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있다.

한데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방송들이 CNN의 보도를 미신 숭배하듯 인용보도하고 있음으로 인해 국민들의 오판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듭되는 CNN의 오보를 생중계한 한국 언론들은 이에 대해서 사과 한 마디 없다. 뉴스 프로그램들 사이에 있는 토론프로그램에서 '반전'에 대한 합의가 있어도 다음 뉴스에서는 여전히 CNN보도를 동시통역하고 있는 우리의 방송을 보노라면 참으로 기가 찰 뿐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전문위원 양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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