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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놓고 미 수뇌부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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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놓고 미 수뇌부 분열

중부군사령부, CIA, FBI 일제히 "럼즈펠드 성토"

예기치 못한 이라크 군의 거센 저항과 여러 전략상 문제점을 노출하며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는 이라크 전쟁을 놓고 미국 지도부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언론은 31일(현지시간) 향후 이라크 전쟁의 전략을 놓고 미국 지도부가 갈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군부 및 정치세력은 공개적으로 "이번 이라크전에서 미국의 전략은 뛰어날뿐 아니라 충분한 군대가 이라크전에 투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언론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 전략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는 윌리엄 월레스 미장군이 지난주 이라크군의 거센 저항과 보급선의 연장으로 이라크전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한 이래 불거졌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10만 병력의 미군은 예상보다 거센 이라크 군의 저항을 벗어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그동안 추가파병 불필요론을 주장해온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꼬집었다.

뉴요커도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서 군 전략가들이 주장했던 미군과 탱크의 증대를 무시했던 럼즈펠드를 집중비판했다. 참고로 현재 이라크에 투입된 미군 30만명은 1991년에 치러진 걸프전에 비해 약 절반에 불과하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몇몇 정부 관리들과 공화당 인사들은 부시 대통령이 딕 체니 부통령과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으로부터 이라크에 대해 잘못된 조언을 받았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WP와 인터뷰한 공화당원은 부시행정부에서 온건파에 속하는 걸프전의 주역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익명의 국방부와 군부의 관리는 미-영군의 공격에 이라크군이 예상보다 거센 저항을 시작한 이후 부시 행정부가 감행하고 있는 명분없는 전쟁을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IA와 FBI도 WP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는 우리들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보고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뉴욕 타임스는 ‘두 가지 전쟁; 지상전과 공중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군 지휘부와 현장에서 직접 이라크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 중부군사령관 토미 프랭크스 장군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볼티모어 선도 “이번 이라크전에서 전략을 놓고 미군 장성들끼리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공화당 의원 척 헤이겔도 “나는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지상전에 대한 안이한 지휘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런 부시 행정부의 분열은 부시의 인기도나 이라크 전쟁 지지에 대해 악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 하지만 CNN은 여론조사를 통해 “미국인 55%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쟁에 대한 기대가 너무 낙관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서서히 식기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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